여자 월드컵 달구는 '그라운드의 미녀'들
  • 김세훈 (<굿데이> 기자) ()
  • 승인 20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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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두 부인 도밍구스와 미아 햄·쑨원 등 스타급 선수 즐비
지난해 여름 지름 22㎝ 공 하나로 지구촌을 뒤흔들었던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이 9월21일부터 미국에서 재연되었다. 1991년 첫 대회가 열린 이래 올해 4회째를 맞는 여자 월드컵은 이 날 노르웨이-프랑스전을 시작으로 10월13일까지 23일 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여자 축구는 거친 몸싸움과 빠른 스피드를 겸비해 남자 경기 못지 않은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또 모델에 뒤지지 않을 만큼 미모를 갖춘 선수들이 있어 녹색 그라운드를 화려하고 아름답게 수놓을 전망이다.

16개국 선수단 중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을 선수는 놀랍게도 유부녀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주전 공격수로 있는 호나우두(26·브라질)의 부인 밀레네 도밍구스(23)가 주인공. 라요 발레카노(스페인) 소속인 도밍구스는 이번 월드컵 개막을 열흘 정도 앞두고 극적으로 브라질 대표팀에 합류했다. 브라질 대표팀 콘칼베스 감독은 그녀의 A매치 경력이 단 1경기밖에 안되어 발탁을 망설였다. 브라질 언론들은 “도밍구스가 발탁된 것은 실력보다는 인기와 미모, 호나우두의 부인이라는 후광 덕분이다”라며 평가절하했다.
도밍구스는 축구 선수로서는 드문 패션 모델 출신. 167㎝의 키에 아담한 몸매와 깨끗한 금발머리가 트레이드 마크다. 1990년대 말 브라질에서 열린 몇몇 패션쇼에 출연해 캐주얼한 복장으로 축구공 묘기를 뽐내 브라질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급기야 1999년 세계적인 스타 호나우두와 결혼에 골인하면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 인물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세살배기 아이의 엄마이지만 처녀 때와 다름없는 몸매를 자랑하며 경기장에서 화장을 하고 귀고리·헤어밴드를 착용하는 등 남다른 패션 감각을 뽐낸다.

도밍구스가 최근 두각을 나타낸 미녀 선수라면 미국의 미아 햄(31)은 10년 넘게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이다. 햄은 도밍구스 못지 않은 미모뿐 아니라 세계 정상급 기량까지 겸비했다. 열다섯 살이던 1987년에 최연소 국가 대표에 뽑힌 햄은 1991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에 2년 연속 선발되었다. 그녀의 A매치 출전 기록(2백39경기 1백42골)은 남녀를 통틀어 세계 2위다.

성공한 축구선수인 햄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지난해 말. 당시 햄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파라(30)와 결혼하기로 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가르시아파라는 메이저 리그 최고 유격수로 아메리칸 리그 타격왕에 두 차례나 오른 스타. 1998년 자선 바자회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햄이 헬리콥터 조종사로 있던 남편과 6년 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한 뒤 뜨거운 관계로 진전했다. 햄은 또 남동생이 1997년 골다공증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미아햄 골다공증 재단’을 설립해 사회 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뛰어난 기량과 출중한 외모, 좋은 이미지까지 갖춘 햄은 나이키·게토레이·펩시콜라 등 유수 기업들과 스폰서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한 광고회사가 광고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여자 스포츠 선수 중 광고 효과가 두 번째로 높은 선수에 햄이 선정된 것은 그녀의 스타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중국·일본·북한이 출전한 아시아권에서는 쑨원(30·중국)이 단연 눈에 띈다. 여덟 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축구를 시작한 쑨원은 올해로 13년째 ‘오성홍기’를 가슴에 달고 있다. 1999년 3회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MVP에 오르며 중국을 2위에 올려놓았던 쑨원은 동양 선수로서는 드물게 미국 여자 프로 축구에서 2년 동안 뛴 경험이 있다. 때문에 스포츠계에서는 쑨원이 이번 월드컵에서 ‘황색 돌풍’의 주역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유럽권 선수로는 헤나테 링고르(28·독일)가 주목될 만하다. 여섯 살 때 친오빠로부터 축구를 배우기 시작한 링고르는 남자 아이들과 많이 어울려 공을 찬 덕분에 웬만한 사내아이들보다 빠르고 더 좋은 플레이를 뽐냈다. 열네 살 때인 1990년 독일 분데스리가에 첫발을 내디딘 링고르는 1996년 소속팀 SC 클린게를 독일컵 준우승에 올려놓았다. 또 1997년 현 소속팀 FFC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해 독일 리그(세 차례)와 독일컵(네 차례) 정상 정복을 이루었다. 1999년 월드컵에서는 후보 선수에 그쳤으나 2000년 시드니올림픽 브라질과의 3·4위전에서 골을 터뜨려 조국의 3위 등극에 공을 세웠다.

강력한 우승 후보 노르웨이의 간판 공격수인 다그니 멜그렌(25)도 선전이 기대된다. 멜그렌은 미국과 맞붙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결승전에서 2-2로 팽팽하던 연장 11분에 골든골을 터뜨려 노르웨이에 우승컵을 안겼다. 163㎝로 단신이지만 2001년 미국 여자 프로 축구 보스턴 브리커스에 입단해 그 해 득점 랭킹 4위에 올랐고, 보스턴 팬들이 뽑은 ‘가장 공격적인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20, 30대 선수들을 풋풋한 미모와 패기 넘치는 기량으로 위협하는 겁 없는 10대 스타도 있다. 캐나다의 카라 랑은 열일곱 살 고등학생이다. 랑은 열다섯 살 때 최연소 국가 대표에 선발되었고, 2002년 북중미 여자 골드컵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조국에 3회 연속 우승컵을 선사했다. 180㎝의 늘씬한 몸매를 가진 랑은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패션 모델을 하고 싶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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