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잡고 사랑 캐는 개펄 탐험
  • 글.사진/유연태(여행작가) ()
  • 승인 199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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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여파로 가벼워진 주머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올 여름 휴가의 ‘키 워드’는 무어니 무어니 해도 ‘알뜰 여행’일 것이다. 더위를 피하면서 알찬 즐거움도 수확하는 여행은 두고두고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 있다. 개펄에서 생태계의 비밀을 캐고, 휴양림에서 산소보다 맑은 가족 사랑을 호흡하고, 호젓한 산길에서 건강을 채집하는 여행이라면 생산적인 휴가로서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시사저널>은 온가족이 특별한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체험, 자연의 현장’을 소개한다. 개펄 탐험·천렵·바다 낚시·생태 여행·트래킹·휴양림 생활 등을 통해 가족애를 다지고 값진 체험을 얻을 수 있는 명소들을 골랐다. <편집자>
강화군 석모도

석모도 남쪽과 서쪽 해안에는 간석지가 넓게 발달해 있다. 썰물 때 드러나는 간석지 개펄에서는 게와 조개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한다.

석모도에서는 장구너머포구와 민머루해수욕장 부근 일대에 개펄이 넓다.

가족이 함께 개펄 여행을 떠날 때는 목장갑, 갈쿠리, 맛소금을 탄 물, 양동이 등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생태계를 탐사하는 데 큰 의미가 있으므로 조개 등을 잡더라도 너무 많이 잡으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석모로도 가는 배는 강화도 서쪽의 외포항에서 떠난다. 석모도뿐 아니라 교동도·서도·아차도·불음도행 배도 외포리에서 출발한다. 석모도내의 일주도로는 총연장 19㎞로 모두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있어 섬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다. 석포항에서 전득이고개(잔대기재)를 넘어 매음리, 어유정항 입구를 지나면 보문사에 이르게 된다.

보문사는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한국의 3대 관음 도량이다.

대웅전 오른쪽의 계단을 10여분쯤 올라가면 낙가산 중턱의 깎아지른 바위면에 마애석불좌상이 만들어져 있다. 마애불상 위로는 거대한 눈썹바위가 튀어나와 불상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있다. 마애석불은 높이가 32척, 폭이 11척이나 된다. 각이 진 어깨에 가사를 입었는데 가슴에는 만(卍)자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는 서해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여 낙조 감상이 일품이다. 이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 스님과 당시 보문사 주지였던 배선주 스님이 함께 조성했다고 한다.

석포리선착장에서 보문사로 가다가 4㎞ 지점에서 어유정항 방향으로 좌회전하면 염전과 미니 포구, 해수욕장에 갈 수 있다. 염전이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을 따라 가면 어유정포구로, 출어기에만 개장하며 금어기(7월15일∼8월15일)가 되면 철시한다. 오른쪽은 장구너머포구(장곶항)로 가는 길이다.

◆여행 메모:삼보해운(032-932-6007)이 운영하는 카페리가 외포항에서 석모도 석포항까지 가는 데는 10분 정도가 걸린다. 석포항과 보문사를 잇는(8㎞) 섬내 버스는 배 시각에 맞춰 다니고 있어 굳이 승용차가 없더라도 가는 길이 수월하다. 보문사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과 상점, 식당 들이 들어서 있다. 보문장여관(032-932-3800). 보령 무창포

충남 보령시 웅천면 무창포 해수욕장 일대는 매달 두번 정도 바다가 갈라져 새로운 ‘모세의 기적’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창포 백사장에서 서쪽 앞 무인도인 석대도에 이르는 길이 1.6㎞, 너비 10~20m에 달하는 바닷길 갈라지는 모습은 매월 음력 1∼3일과 15∼17일 사이에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7월에는 이러한 ‘물갈림 현상’이 없으며, 8월에는 12∼14일, 29∼31일에 볼 수 있다. 8월 12일(목) 10시39분, 13일(금) 11시19분, 14일(토) 11시55분, 29일(일) 11시27분, 30일(월) 12시03분, 31일(화) 12시38분에 물갈림 현상이 절정에 이른다.

1시간20분 정도 계속되는 물갈림 현상 때 바닷길을 따라 들어가 해삼 멍게 소라 낙지 등 해산물을 직접 잡거나 개펄에 사는 바지락 등을 채취하는 재미가 그만이다. 그러나 절정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먼저 현지에 도착해야 여유있는 개펄 탐험을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갈 경우 무창포번영회(0452-936-3561)로 물때를 알아보면 좋다.

무창포 해수욕장은 바다가 갈라지는 특별한 눈요기뿐만 아니라 바다낚시를 하기에도 그만이다. 자그마한 어선을 빌려 타거나 해수욕장과 석대도를 수시로 왕복하는 보트를 타고 석대도에 가서 낚싯줄을 늘어뜨리기도 하는데, 고기는 우럭·노래미·백조기 등이 많이 잡힌다.

원래 조선 시대의 군창지였던 무창포는 1928년 서해안에서 최초로 개장된 해수욕장이다. 백사장 길이 1.5㎞, 수심 1∼2m, 백사장 폭 50m에 경사도 4도인 해수욕장으로 주변에는 송림이 울창하여 해수욕과 산림욕을 겸할 수 있다. 특히 백사장 앞 1.5㎞ 에 기암괴석이 즐비한 최적의 낚시터가 있다.

◆여행 메모:무창포는 보령시에서 남쪽으로 21번 국도를 타고 13km쯤 간 후 갈림길이 나오면 좌회전해 606번 지방도를 택한다. 직진해서 6km 가면 무창포에 닿는다. 대천 해수욕장에서 남포방조제를 따라 가는 길도 있다. 민박은 무창포 어촌계(0452-936-3510), 보령시 수협지도과(931-0248)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 배에 승용차를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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