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날 따라 오세요”
  •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1999.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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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에게 요람을 빌려 드립니다.” 주식회사 IBK 윤경희 과장(28)은 한국에 처음 진출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만능 엄마’나 다름없는 존재이다.

나름으로 사전 준비를 마쳤다 해도 서울에 갓 입성한 이들은 모든 일에 서투르게 마련이다. 한국말을 모르니 사무실 빌리기에서부터 전화 받기·서류 수속·은행 업무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윤과장이 몸 담고 있는 IBK 비즈니스 센터는 바로 이런 이들을 위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3년 전 이 회사에 처음 입사할 때만 해도 윤과장은 ‘이제 비로소 전문 비서 수업을 쌓을 수 있겠거니’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곳에서의 비서 업무는 장난이 아니었다. 유창한 영어 실력은 기본이었다. 비즈니스 센터에 입주한 ‘사장님’ 4∼5명의 일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므로 그에게는 늘상 순발력과 긴장감이 요구되었다.

‘이거 비서 업무 맞아?’ 싶을 정도로 하는 일도 다양했다. ‘내일 당장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며 고객이 불쑥 내놓은 자료를 밤새 번역해 보고서로 만들어 주는가 하면, 고객이 살 집을 구해 주고, 애완견 진료 예약까지 했다.

지난 3년간 그의 안내를 거쳐간 외국 업체는 모두 22개사. 최근 여의도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새 비즈니스 센터(사무실 27개, 6백여 평 규모)로 이사한 그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3∼6개월 비즈니스 센터에 머무르다 지사 또는 사무소를 정식으로 설립해 나가는 고객들을 보노라면 ‘아이를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엄마처럼 뿌듯한 심정’이 든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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