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후쿠다 에이코(福田英子) 관장(54)의 개인 소장품들. 그는 “유럽을 다녀온 한국인은 많은데, 유럽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자기를 통해서라도 한국인의 국제 감각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이 박물관을 차렸다”라고 말했다.
후쿠다 관장은 어머니만 일본인. 학업 때문에 잠시 일본 국적을 가졌는데. 복원이 잘 안되어 아직까지 일본인으로 오해를 받는다.
그가 자기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때는 다섯 살 코흘리개 시절. 일본에서 자랄 때 엄마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자기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수집광이 된 것은 스무 살 처녀 시절부터.
“한국인은 옷에는 신경을 많이 쓰는 데 비해 음식을 담는 그릇에는 무관심하다. 외국에서는 손님을 초대하면 좋은 식기를 꺼내 음식을 대접하는데, 한국에서는 잘 사는 집에서도 쓸 만한 그릇을 내놓는 경우가 드물다.”
유럽의 자기 문화는 실크 로드를 통해 동양의 도자기가 건너가 발전한 것인데, 중국·일본에 비해 한국의 영향은 찾아보기 힘들다. 후쿠다 관장은 언제 보아도 ‘어머니’를 연상케 하는 질박한 기품이 있는 조선 백자의 전통이 단절된 점이 특히 안타깝다.
그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개인 소장품 3백30여 점에다, 독일·영국 등 외국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내년까지 천 점으로 전시품을 늘릴 계획이다(02-394-9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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