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 대신 첼로 안고 음악으로 중생제도
  • 成耆英 기자 ()
  • 승인 1996.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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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픈 여승이 장애인들을 돕겠다고 자기 몸집만한 첼로를 들고 공연 무대에 섰다. 대한 불교 조동종 산하 대보사 총무인 법현 스님(42)이 그 주인공이다. 법현 스님은 지난 11월29일 서울 여의도 쌍용빌딩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열어 이 음악회에서 모은 후원금 전액을 장애자용품을 마련하는 데 기탁했다. 법현 스님은 이 날 클래식뿐만 아니라 비틀스의 <예스터데이>와 조용필의 <친구여> 그리고 가곡 <청산에 살리라>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테마를 두루 연주해 청중으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한 경력을 가진 첼로 연주자이다.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장애용품 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그는 앞으로도 장애인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 나갈 생각이다. 마흔둘이라는 속세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녀 같은 미소를 간직한 법현 스님은 그러나 ‘누가 뭐래도 내 본업은 출가자의 수행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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