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해봐요, 요렇게!” ‘스마일 청경’의 친절 강의
  • 羅權一 광주 주재기자 ()
  • 승인 199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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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서방출장소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는 김향득씨(36)는 몸에 밴 친절로 광주에서는 젠틀맨 청경·스마일 청경으로 통한다.

김씨의 명함에는 행정기관과 금융권 대상의 고객 만족 마케팅, 친절 교육 전문강사라는 이색 직업이 함께 기록되어 있다.

김씨는 은행을 찾는 고객에게 깍듯한 인사는 기본이고 노인에게는 돋보기를 제공하고, 어린이는 돌봐주고 안아준다.

그는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놓치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 내에 버려진 책을 수거해 은행을 찾는 고객 가운데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가 하면, 틈만 나면 컴퓨터로 은행의 업무 개선책을 내놓아 1년에 상금 백만∼2백만 원을 기본으로 챙기는 아이디어맨이기도 하다.

마침내 말단 직원으로서 은행 간부들에게 친절 강의까지 하게 된 김씨. 그는 지난해부터 전문 강사라는 또 하나의 직업을 갖게 되었다. 입소문이 퍼져 다른 은행이나 기업체에서 앞다투어 모셔가는 것이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연수원생이나 금융권 간부, 대형 병원 의사와 간호사 들이 김씨에게 친절을 배우는 학생들이다.

80년 5·18 광주항쟁 때 구속된 적이 있어 청경이라는 직업을 갖기 전까지 스물두 번의 입사 시험에서 미끄러졌던 김씨는 “친절의 기본은 남에 대한 관심과 사랑입니다. 자신의 직책에 충실하면서 이타적인 사랑을 실천하면 사람들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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