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이유 없는 반항 해본 사람이 이해하지요”
  • 金恩男 기자 ()
  • 승인 199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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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 국내 최초로 청소년 전문 클리닉을 연 진태원 원장(35·진태원신경정신과)의 눈빛은 반항아를 연상시킨다. 10년 가까이 문제 청소년들을 상담한 데다 그 자신 고교 시절 ‘못 말리는 문제아’였기 때문이다. 주먹질과 외박, 술·담배·잡기는 기본이었다. ‘집을 나가겠다’고 부모를 협박해 오토바이를 사서는 폭주족 흉내도 제법 냈다. 그 배경에는 주체할 수 없는 사춘기의 열정, 그리고 무엇보다 ‘전교 1등’도 아닌 ‘전국 수석’을 놓친 일이 없는 동생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있었다.

정신의학 쪽으로 전공을 정한 뒤 그가 청소년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데는 이처럼 ‘극성스럽고도 치열했던 반항’의 경험이 작용했다. 아이들의 심리를 알기 위해 부탄 가스와 본드도 마셔 보았다. ‘정신과 의사는 아픈 만큼 치료할 수 있다’는 융의 말은 옳았다. 그는 우선 한국 청소년들의 정신을 멍들게 하는 최대 주범인 ‘입시 위주 교육’에 메스를 댔다. 최근 주요 서점 베스트 셀러권에 진입한 <자녀 교육의 함정, 입시장애 증후군>이 그것이다. 자녀가 보인 전조 증상을 무시하다 ‘어느날 갑자기 아이가 이상해졌다’고 호소하는 부모의 무지만은 어떻게든 막아 보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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