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순이 미선이 사진 들고 미국 간다
  • 고제규 기자 (unjusa@sisapress.com)
  • 승인 2004.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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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12일. 사진가 이용남씨(49)는 그 날을 잊지 못한다. 효순이와 미선이가 주한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그 날, 이씨는 참혹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일렁인 촛불의 바다가 미국대사관을 삼키게 만든, 떨어져 나간 살점과 피로 물든 운동화 사진 등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그 참혹한 기록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전시된다.

실험 작가들의 산실인 미국 뉴욕의 P.S.1 현대미술센터가 이씨에게 초대전을 제안했다. 전시회는 오는 10월2일부터 두 달 동안 열린다. 전시회 주제는 ‘아시아에서 미군’이다. 혼혈아를 카메라에 담은 이재갑씨, 30여년 동안 미군과 얽혀 사는 오키나와 주민들을 촬영한 이시카와 마오 등이 그와 함께 참여한다.

이씨가 전시회에 낼 ‘반미 사진’은 모두 80여점. 여중생 사진을 비롯해 주한미군의 환경 범죄 사진까지, 주한미군의 맨 얼굴을 드러낸 사진들이다. 현재 이씨는 주한미군 기지가 많은 고향 파주에서 현장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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