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지 순례’나선 재일 교포 3세
  • 李叔伊 기자 ()
  • 승인 1995.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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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교포 3세인 崔榮哲씨(25)는 요즘 ‘(일제의) 강제 연행을 생각하는 순례여행’ 준비에 바쁘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순례 여행’은 매년 광복절을 전후해 떠난다. 일제시대 강제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노역에 시달리다 숨진 한국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여행이다. 89년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국을 찾은 최씨는, 한국 친구들이 일본에 대해 막연한 적대감만 갖고 있을 뿐, 일본의 과거 침략상과 재일 교포의 현실에 대해서는 너무 모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고심 끝에 구상한 것이 현지 순례다.

91년 여름 최씨와 몇몇 재일교포 유학생을 중심으로 첫 번째 여행을 다녀왔고, 해마다 30~40명의 젊은이가 참가하고 있다.

8월7~13일 1주일간(경비는 약 60만원) 이뤄지는 이번 여행은, 강제 징용의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시모노세키간 항로를 따라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원폭 피해 관련 자료가 전시돼 있는 히로시마 평화공원과 과거 탄광 지대로 유명한 지쿠호 지방, 기타큐슈·후쿠오카 등을 돌며 탄광의 갱도, 막사, 방치된 묘 등을 둘러보게 된다. 순례 틈틈이 재일교포 1세 노인들의 생생한 증언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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