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공헌 기리며…
  • 成耆英 기자 ()
  • 승인 199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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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의대 전용혁 학장(54)은 지난 18일 뜻깊은 탑을 하나 세웠다. 82년부터 이 대학에 해부 실습용 시신을 기증한 50명의 이름을 새긴 34층 대리석 탑이다. 이름하여 감은탑(感恩塔). 국내 의과대학마다 시신 기증자를 추모하는 위령탑이 세워져 있지만 감은탑처럼 이름을 새겨넣은 탑은 이것이 유일하다. 고려대 의대측은 앞으로도 시신 기증자의 이름을 정기적으로 새겨넣을 방침이다.


실습용 시신은 90년대 초 극심한 공급난을 겪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이 앞장서서 자신의 ‘시신 기증 서약서’를 제출하는 노력을 하면서부터 형편이 다소 나아졌지만 아직도 불충분하다. 전학장은 “의대생들이 제대로 실습하기 위해서는 학생 4 명마다 시신 1구가 필요한데 현재 10명에 1구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학 발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하면서 가매장 정책 등에 관한 정부의 발상 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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