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일언 중천금" 발레단 돕는 금융인
  • 蘇成玟 기자 ()
  • 승인 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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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윤병철 회장(62·가운데)은 지난 6월 미국에서 날아든 낭보에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꼈다. 자신이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국립발레단 소속 무용수 김창기(24·왼쪽)·김지영(20·오른쪽) 씨가 세계 3대 발레 콩쿠르의 하나로 불리는 ‘USA 국제 발레 콩쿠르’(일명 잭슨 콩쿠르)에서 나란히 상위 입상했기 때문이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김지영씨는 동상을 수상했고, 김창기씨는 수상은 못했지만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어 디플로마를 받았다. 전세계 최고 수준의 참가자 7백5명 중 11명만이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다.

윤회장이 국립발레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에서 ‘말빚’을 졌기 때문이다. 그가 미국 프레스노 대학에서 객원교수를 지낼 당시, 같은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제자 양성에 헌신적이던 김혜식 전 국립발레단장(현 무용원장)에게 ‘조국에 돌아가서도 그렇게 가르치라’고 말하며 별 생각 없이 지원을 약속했다.

김혜식씨가 ‘진짜’ 귀국해 국립발레단을 이끌자, 93년 하나은행장이던 윤회장은 다른 은행장 4명을 끌어들여 국립발레단후원회를 만들었다. 이후 윤회장은 발레 공연을 빠짐없이 참관하며 한 해에 1억원이 넘는 회비를 지원해 왔다.

윤회장은 “후원은 한번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문화 선진국이 되어야 진짜 선진국’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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