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 주례에 아버지역까지
  • 成耆英 기자 ()
  • 승인 199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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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재판의 현장’이라는 부제가 붙은, 한승헌 변호사(62·왼쪽)의 저서 <불행한 조국의 임상 노트> 출판 기념회가 열린 지난 6월24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은 30여 년간 각종 시국사건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고객’들로 온통 북적댔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백기완 백범사상연구소장, 박형규 목사 등 한변호사의 변론을 받았던 인사들은 한결같이 그에게‘학 같은 선비’라는 헌사를 보냈다.

그 중에서도 이 날 한변호사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한 임수경씨(오른쪽)는 그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임씨의 표현대로라면 아버지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한변호사는 임씨가 89년 평양축전에 참가해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재판을 받을 때 변론을 맡았고, 그 인연으로 임씨가 결혼할 때 주례를 섰다.

이 날 한변호사는 꽃다발을 받으면서 순서에도 없는 발언 기회를 자청해 “주례사에서 지시한 대로 부부 중 어느 한쪽으로의 흡수 통일을 포기하고 서로 고무·찬양·동조하면서 잘 살고 있느냐”라는 농담으로 임씨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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