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날이 어버이날 된 사연
  • 文正宇 기자 ()
  • 승인 1998.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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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에 어머니날이 어버이날로 바뀌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한국노인학회 회장 이돈희씨(51). 그가 바로 5월8일에 아버지들도 카네이션을 받을 수 있게 만든 숨은 공로자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그는, 어머니날은 있는데 아버지날은 없는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래서 선린상고 2학년 때 성당 학생 1천2백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들고 각 언론사를 찾아갔으나 기자들은 웃기만 할 뿐 기사화하지 않았다.

동국대 4학년 때인 68년 그는 아버지날 제정운동을 재개했다. 딸과 아버지의 관계가 더 극진하다는 점에 착안해 이화여대 학보사를 찾아갔다. 수차례나 캠페인성 기사를 실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용돈을 털어 이화여대 학보에 ‘아버지날을 만들자’는 광고를 실었다.

그가 뿌린 씨앗은 71년 이화여대 기독교학과 학생들이 아버지날 제정 운동을 개시하고, 73년 정부가 국공휴일 통폐합을 하며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개편해 결실을 맺었다.

정부 요로에 끈질기게 진정서를 내 지난해 노인의 날(10월2일)이 공식 제정되는 데 기여하기도 한 그는, 지난 3월 노인 복지 개선에 전념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토지개발공사 인사부장)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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