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타기 기술 익히기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4.06.29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 감지 말고 젓고 또 저어라
급류에 도전할 때의 스릴과 급류를 정복할 때의 성취감이 카약의 진정한 묘미다. 급류 타기에 자신이 있는 카약 애호가 중에는 비만 오면 급류를 찾아나서는 ‘중독자’도 있다. 급류 중독자들은 폭풍우가 치는 날에도 어김없이 강으로 나선다.

그들은, 거센 급류를 정복하고 물살이 느려진 곳에서 맛보는 평화로움이야말로 카약이 주는 최고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오랫동안 카약을 즐긴 사람일수록 스릴보다는, 짜릿한 스릴 이후의 평화로움에 높은 점수를 준다.

초보자들은 급류를 보고 겁을 내기 마련이다. 이 공포가 카약과 가까이하는 데 가장 큰 적이다. 특히 물을 몇 번 먹어본 초보자는 공포심을 떨쳐내지 못해 상체가 굳어지고 노를 젓는 동작이 급격히 딱딱해진다. 그렇다고 급류를 보고 가만히 있다가는 잠시 후에 급류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급류에서는 리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노를 젓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동작이라도 계속하지 않으면 카약은 고꾸라지게 되어 있다. 절대 눈을 감지 말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급류를 탈 때 중심 수로를 택할 것인지, 유속이 약한 주변 수로를 택할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급류를 안전하게 통과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면 망설이지 말고 카약에서 내리는 결단이 필요하다. 급류를 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급류 중간에 버티고 있는 바위 등 장애물은 물의 흐름을 막으면서 빠른 물살(jet)을 만들어 낸다. 바위 등 장애물 뒷부분의 공간을 메우기 위해 물이 들어가면서 역류가 생긴다. 이 역류를 에디(eddy)라고 한다. 에디를 이용해 회전을 하고, 상류로 올라가기도 한다. 에디는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하기도 한다. 작은 에디라도 자주 들어갔다 나오는 연습을 하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물살에 의해 하류로 떠내려 가지 않고 강을 건너는 기술인 ‘페리’는 급류를 탈 때 아주 유용하다. 특히 장애물을 피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페리는 상류를 바라보고 아주 작은 각도로 카약을 틀면서 옆으로 이동하는 기술이다. 강의 물살이 셀수록 더 빠른 속도로 노를 젓는 것이 필요하다. 초보자들은 카약을 5°에서 10° 정도 틀어 연습하는 것이 좋다. 자신감이 붙고 강물의 흐름이 완만하면 40~50°를 틀어도 상관없지만 물살이 거친 경우에는 거의 상류를 마주보고 아주 작은 각도로 페리를 해야 한다.

페리에 어느 정도 자신이 생겼다면 완만한 급류를 거꾸로 오르는 데 도전해 보자. 우선 에디를 이용해 공격 목표 주위까지 접근한다. 시선을 공격 목표에 집중하고 호흡을 규칙적이고 리듬감 있게 한다. 목표 지점에 다가가면 순간적으로 노 젓는 횟수를 늘려야 한다. 물살에 밀리지 않고 카약의 선수를 밀어넣을 때의 쾌감은 대단하다.

급류를 타고, 급류를 거슬러 올라갔다고 해도 자연을 거스를 수는 없다. 거슬러올라갈 수 있는 급류도 그리 많지 않다. 물살을 이용해야지 물살과 싸우면 곧 지치고 만다. 실력을 과신하면 사고가 난다. 인제레포츠 이희열씨는 “국내외 카약 사고의 90%는 숙련자들이 우쭐대다 생긴 것이다”라고 말한다. 카약이 도전적인 스포츠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것은 자연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철원 한탄강과 인제 내린천에서 절경과 함께 급류 타기를 즐길 수 있다. 동강은 유람용 급류 코스다. 한탄강 뒷강은 난이도가 높은 급류가 많고, 내린천 피아시 계곡은 뒤틀리고 구부러진 급류가 이어져 있어 급류 타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