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뒤집으면 사업이 살찐다
  • 金芳熙 기자 ()
  • 승인 1998.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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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라고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가 쉽지 않은 것이 세상 이치.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짜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네덜란드 다국적 기업인 KNP BT 사의 한국내 자회사 보트라코리아(대표 이은경)의 아이디어를 참고할 만하다. 인쇄기기를 수입하던 이 회사는 환율 때문에 어려움이 닥치자, 역으로 한국이 생산하는 신문용지를 수출하는 길을 모색하기로 했다. 모기업인 KNP BT의 계열사인 VRG 사가 세계 2위의 제지 유통업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환율 인상으로 인한 원료비 부담과 과당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제지업계로서도 반가운 소식. 한국 신문용지의 경쟁력을 살피러 온 VRG 아·태지역 본사 대표인 헨크 J. 밴더란 씨는 “파지로 만드는 한국의 신문용지를 펄프를 원료로 쓰는 캐나다·북유럽 종이와 비교할 수 없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경쟁력이 높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국내 제지업계와 언론사 들을 둘러본 후 떠났다. 한 외국 기업 지사의 발상 전환이 성공한다면, 머지 않아 한국의 신문용지가 아시아 지역의 아침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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