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물 딴따라’가 쓴 라이브의 추억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4.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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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에서 다음기획 탁현민 팀장(31·왼쪽)의 존재는 특별하다. 이른바 ‘딴따라’ 중에서 그는 가장 문제 의식이 많은 ‘먹물’이고, 먹물들 중에서는 가장 끼가 넘치는 딴따라다. 참여연대 간사로 활동하며 시민단체 재정 지원을 위한 공익 콘서트를 기획하던 그는 지난 2002년 다음기획으로 적을 옮기며 현장에 ‘올인’했다.

다음기획은 정태춘·박은옥 씨와, 윤도현밴드, 뜨거운 감자, 강산에씨가 속한 기획사다. 까다롭기로 이름난 이 가수들과 함께 그는 ‘라이브의 신화’를 일구었다. 이외에도 그는 들국화·전인권·자우림·이상은·여행스케치·크라잉넛·신해철·이은미·한영애 등과 함께 작업하며 라이브 콘서트 연보를 쌓았다.

특히 올해 초 그가 윤도현밴드와 함께 세운 전국 투어 기록(30개 도시 58회 공연, 관객 16만명 동원)은 ‘콘서트의 역사’를 다시 쓴 대기획이었다. 지난 6월26일, 평양·도쿄·서울로 이어진 <오 통일 코리아> 3부작 콘서트를 마무리지음으로써 그는 ‘공익기획자’로서도 방점을 찍었다.

얼마 전 그는 콘서트 기획 자료와 윤도현밴드 전국공연 일지를 모아 <뚜껑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 만들기>(나무와 숲)라는 책을 펴냈다. 그가 현장에서 익힌 공연 지식을 담은 이 책은 공연 실무자를 위한 ‘안내서’이자 바람직한 라이브 콘서트에 대한 ‘연구서’이고 열악한 국내 공연 환경에 대한 ‘고발서’이다. 그는 “가이드북이 없어서 공연 기획을 할 때마다 어려웠다. 정말 ‘개처럼 익혀서 정승처럼 풀어 썼다’. 미흡하지만 이 책이 후배 공연기획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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