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문화예술네트워크] 교도소에 책상 보내는 '특별한 음악회'
  • 오윤현 기자 ()
  • 승인 200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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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23일은 문화예술네트워크(문화워크) 회원들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 될 것이다. 그 날 오후 5시, 서울 장충동 여해문화공간(경동교회)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공연을 펼치기 때문이다. 공연 이름은 '아주 특별한 크리스마스 음악회'. 음악회에는 가수 장사익, 북의 대가 김규형, 기타 연주가 김광석, 소리꾼 조주선, 사물놀이 모임 노름마치, 어린이 동요 부르는 모임 작은평화가 출연한다.

음악회에 아주 특별하다는 전제가 붙은 데에는 사연이 있다. 문화워크 공동대표 박현경씨(48·왼쪽 두 번째)가 지난 가을 경북 청송교도소를 방문해 수감자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독방에 있는 수감자들은 책상이 없어, 글 한 자를 쓰더라도 바닥에 쭈그려 앉아 쓴다는 것이었다. 청송교도소 교무과장인 박씨의 후배는 그들을 위해 못 없는 책상을 하나씩 마련해주고 싶은데, 빠듯한 예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로 올라와 회원인 몇몇 주부·교사·교수 들에게 교도소 교정위원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7명이 나섰다. 박씨는 그들에게 교도소에 못 없는 책상이 필요한 이유를 말했다. 교도소에서는 못이 흉기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어 못이 들어간 물건을 들여놓을 수가 없다. 박씨와 새로 교정위원이 된 회원들은 의논한 끝에 연말에 음악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4년간 문화와 동떨어진 지역에서 문화 봉사 활동을 해온 박씨는, 감옥에 갇혀 지내는 사람들이 문화워크가 전하는 책상 위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또 다른 세상을 꿈꾸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대표 이춘화씨(44·왼쪽 세 번째)는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못 없는 책상 기증 운동을 더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문의 02-766-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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