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적은 심혈관 치료술 공개 실연
  • 박병출 부산주재기자 ()
  • 승인 2001.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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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9일, 부산 동아대 부속병원에서는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해 수술 장면을 직접 보며 토론을 진행하는 이색 국제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같은 진행 방식은 지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었는데, 김무현 교수(40·동아의대 순환기내과)가 산파역을 맡았다. 이번에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환자를 치료하는 심혈관 치료술을 한 단계 진전시킨 발표 내용이다.

그 동안은 대퇴(사타구니) 동맥으로 미세한 도관(導管)을 삽입해 협착 부위에 풍선이나 미세 철망을 설치함으로써 혈관을 넓혔다. 관을 꽂은 채 12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출혈에 따른 합병증 우려도 있었다. 김교수가 새로 내놓은 방법은 '요골동맥 심혈관 치료술'이다. 대퇴부 아닌 팔목 혈관에 도관을 삽입하는 시술법인데, 치료 부위와의 거리가 짧아져 훨씬 안전하고, 치료한 뒤 바로 활동할 수 있다.

이번 실연회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도관 끝의 고무 풍선에 칼날을 달아 터널을 굴착하듯 혈관을 넓혀주는 '풍선 도자술'과, 선진국에서도 초기 단계인 '도자 방사선 치료술'을 선보였다. 김교수는 "척추 이상이 있는 환자의 고통이나 출혈성 합병증 등을 고려하면 까다로운 시술이다. 하지만 그 부담은 전적으로 의사 몫이다"라고 말한다.

김교수는 "인명을 다루는 의료 기술마저 '서울은 선진, 지방은 낙후' 식으로 벌어져선 안된다"라며, 내년 세 번째 학술대회부터는 각 지방 의료기관과 동남아 의사들도 초청해 이 시술법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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