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쇄한 기운 사라진 소쇄원 살리기
  • 나권일 광주 주재기자 ()
  • 승인 2001.06.2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남 담양 소쇄원(사적 제304호)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소쇄원을 조성한 양산보(1503∼1557)의 15대 종손 양재영씨(40·사진)는 소쇄원 곁에 20년 동안 살면서 가슴 아픈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람이 차고 넘쳐 이제는 1년이면 100만에 육박하는 관광객의 발길에 소쇄원이 너무 훼손되는 바람에 도무지 '소쇄한' 기운을 느낄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월당의 주춧돌은 기울었고, 수학여행단이 지나간 곳에는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길이 뚫려 버렸다. 큰 나무들마다 어김없이 낙서로 뒤덮였고, 쓰레기는 엄청나게 많았다. 소쇄원이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소쇄원유적보존회가 구성되어 휴식년제를 도입하거나 시차를 두고 입장을 제한하는 방법에서부터 아예 폐쇄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지만, 양씨는 담양군과 협의해 관람료를 받아 소쇄원을 살리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소쇄원 입구에 사비를 들여 울타리를 조성하고 학생 등 단체 관광객들은 먼발치에서 관람하도록 입장을 제한할 참이다.


"물 돌 정자 꽃 나무 어느 하나 온전한 게 없다. 오죽하면 울타리를 치고 관람료를 받아서라도 소쇄원을 살리려 하겠는가."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