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약 40여 개 임상 시험중
  • 오윤현 기자 (noma@e-sisa.co.kr)
  • 승인 200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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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인 박 아무개씨(33·여)는 요즘 우울증에 빠져 암울한 삶을 살고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언젠가는 간염을 일으키고, 그 간염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를 담당 의사한테 들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우울한 얼굴로 "나는 불치병 환자다"라고 말했다.




"불치병 안녕" : 한국 최초의 신약인 항암제 선플라주(오른쪽)와 당뇨성 궤양 치료제 EGF(맨 오른쪽).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박씨가 간 질환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방법은 거의 없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국내외 여러 제약 회사가 간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약이 언제 개발될지 모른다는 데 있다.


모든 신약 개발은 간염 치료제 개발처럼 지난하다. 이제껏 한국에서 개발된 신약은 2종에 불과하다. 한국의 첫 신약은 SK제약이 개발한 '선플라주'(항암제)이다. 선플라주는 위암 환자에 임상 시험을 한 결과, 기존 요법 못지 않은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부작용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어 1999년 7월 식약청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았다.


국내 두 번째 신약은 2000년 5월 신약 허가를 받은 대웅제약의 당뇨성 궤양 치료제 EGF이다. EGF는 사람의 몸 속에 존재하는 상처 치료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은 몸 안이나 피부 등에 상처가 나면 혈액이나 땀·침 등을 통해 이동해 상처를 흉터 없이 치료한다. 대웅제약은 1995년 이 물질을 개발한 뒤, 현재 2차 임상 시험까지 마쳤다.


신약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12월 말 현재 국내에서 임상 시험 중인 신약은 40여 가지나 된다. 적용 질환은 폐암·폐렴·자궁경부암·고혈압·유방암·백혈병·위암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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