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 환자, '보양'하면 밤이 즐거워
  • 안은주 기자 (anjoo@e-sisa.co.kr)
  • 승인 2001.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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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증세에 맞춰 보약 먹어야…
십전대보탕, 젊은이에게 효과 적어
'보약이나 한 재 먹어볼까?' 여름내 쌓인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아 몸이 무겁고 의욕이 떨어질 때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잘못 먹었다가는 안 먹느니만 못한 보약. 어떻게 먹어야 할까?


보약을 처방하는 방법은 증세에 따라 크게 보기(補氣)·보양(補陽)·보혈(補血)·보음(補陰) 네 가지로 나뉜다.




補氣 : 몸이 나른하고 입맛이 없을 때 쓰는 인삼·산약·황기·백출.




補陽 :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정력이 감퇴될 때 먹는 녹용·두충·토사자·육종용


인체의 활동력과 신체 대사 기능을 돕는 것이 보기와 보양이다. 주로 몸이 나른하며 맥이 없고 숨결이 약하며 입맛이 없고, 설사하는 경향이 있을 때 기를 보한다. 쓰이는 약은 인삼·산약·황기·백출 등이다. 허리 밑에 찬 느낌이 나고 허리와 무릎이 마르고 시리며 정력 감퇴·조루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보양을 한다. 이 때에는 녹용·두충·토사자·육종용을 쓴다.




補血 : 자주 어지러울 때 쓰는 당귀·숙지황·백작양·용안육




補陰 : 입이 마르고 기침이 날 때 처방하는 맥문동·산수유·구기자·사삼


보혈과 보음은 인체 구성 물질인 혈액과 근육의 기능을 강화하고, 신체 대사의 진정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주로 안색이 누렇고 말랐으며 머리가 자주 어지러운 이는 혈을 보한다. 머릿결과 피부가 거칠어지고, 여자의 경우 월경 양이 적거나 불규칙해져도 혈을 보한다. 당귀·숙지황·백작약·용안육 등이 보혈 약으로 주로 쓰인다. 입이 바짝 마르고 기침이 나고 객혈 증세가 있으며, 열이 나며 뺨이 붉어지고 손과 발 바닥이 화끈거릴 때에는 보음법을 사용한다. 맥문동·산수유·구기자·사삼은 음을 보하는 데 좋다.


이처럼 보약은 몸 상태에 따라 처방이 다르고, 어떤 약을 먹었느냐에 따라 효과도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은 탓에 약재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달여 먹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먹은 만큼 효과를 얻고 싶다면, 약재만 사서 집에서 달이는 것보다는 한의사의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별하기 어렵고, 간혹 표백제나 중금속이 든 한약재도 있어 소비자가 좋은 약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간·소화기 나쁜 사람은 '보약=독약' 될 수도


김영철 교수(경희대한방병원·제1내과)는 "보약은 신체의 허약한 면을 점검한 다음 몸의 상태와 체질을 고려해 복용해야 부작용도 없고 효과도 크다"라고 말했다. 피로라고 해도 원기 부족 때문인지, 피가 부족해서인지, 심장과 폐의 과로로 인한 것인지 그 원인에 따라 보약의 처방과 효능이 달라진다. 예컨대 원기 회복에 좋다고 알려진 십전대보탕은 기와 혈이 쇠해진 노인에게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젊은 사람에게는 효과가 별로 없다. 열이 나거나 감기 등 질병이 있을 때는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


소화기나 간에 이상이 있을 때 보약을 먹으면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먼저 치료제를 먹어야 한다. '보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이 떠도는 것은 보약이 간을 나쁘게 했다기보다 간이 나쁜 상태에서 보약을 먹어도 효과를 못 보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기 때문이라고 한의사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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