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주사 맞고 문지르면 안 되는 까닭

[유재욱의 생활건강] 주사 안 아프게 맞는 법 (下)

2018-02-22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지난주 소개했던 근육주사에 이어 혈관주사에 대해 알아보자. 혈관주사는 정맥을 통해 약을 주입하므로 근육주사보다 빠르게 혈중 약 농도를 올릴 수 있다. 또 세포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약이나 근육주사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농도까지 약 용량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효과가 강력한 만큼 부작용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가 지켜보는 병원 안에서 맞는 것이 좋다.

 

‘혈관이 나빠서 혈관을 잘 못 찾는다’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면 된다. 팔뚝 근육도 좋지만 근육량이 많은 엉덩이나 허벅지 근육을 단련해도 혈관이 잘 발달한다. 혈관을 자꾸 찌를수록 혈관이 굳어서 다시 찌르기가 힘들어진다. 흔히 혈관이 숨는다고 하는데, 이럴 때는 혈관주사를 맞기 전에 온습포를 하면 혈관이 늘어나면서 혈관을 찾기 쉬워진다.

 


 

공기 들어가도 불안할 필요 없어

 

주사를 맞을 때 주삿바늘을 쳐다보는 것보다 안 보는 것이 덜 아프다고 하는데 이는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서 개인의 취향대로 하면 된다. 다만 환자가 놀라지 않도록 주사를 놓기 전에 미리 신호를 주는 것은 의료진의 매너라고 생각한다. 주사 잘 놓는 것은 의사의 타고난 손재주에 달려 있다. 유난히 혈관주사를 잘 놓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봄에 병원 응급실에 가면 고생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3월에 입사한 경험이 없는 초짜 인턴이 주사를 잘 못 놔서 나오는 말이다.

 

수액이 다 들어가도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수액이 다 들어가면 수액 라인을 타고 마지막 남은 수액이 쭉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면 환자들은 수액이 다 들어가고 그다음에 따라오는 공기가 혈관 속으로 들어올까 불안해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액 라인은 본인의 심장 높이보다 낮아서 어느 정도 높이에서 멈추기 마련이다. 수액이 다 들어가면 속도 조절 조리개를 닫아놓고 간호사를 부르면 된다.

 

가끔 수액 세트 라인 안에 공기 방울이 있어서 기겁하는 경우가 있다. 그 공기 방울이 정맥을 통해 들어오면 혈관을 따라 순환하다 혈관을 막는 공기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만큼의 공기가 정맥으로 주입되면 색전증 위험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10cc 정도의 공기가 한꺼번에 주입되면 그렇게 된다. 실험해 보면 그 정도의 공기량이 들어오려면 수액 라인 2m 정도가 모두 공기로 차서 한꺼번에 주입돼야 한다. 그런 일은 없을 테니 공기 방울이 몇 개 들어가는 정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기색전증은 오히려 잠수병 등 급작스러운 압력변화에 의해 혈관 안에 기포가 발생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혈관주사를 빼고 문지르면 안 된다. 혈관주사 빼고 무심결에 문지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면 혈관과 피부 사이에 출혈이 생겨 멍이 든다. 혈관주사를 빼고 나서는 2~3분 주삿바늘 자국이 있는 곳을 꾹 누르고 있어야 한다. 만약 아스피린 등 혈액을 묽게 만드는 약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은 그것보다 더 오랫동안 누르고 있는 것이 안전하다. 가끔 병원에 가면 주사를 뺀 후에 반창고를 붙여주는데 반창고를 붙였다고 해서 혈관에서 출혈이 멈추는 것이 아니므로 반창고를 붙인 후에도 반드시 그 부위를 2~3분간 누르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