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출마 선언 임박’에 경남도지사 선거 관심 고조
민주당, 자격 논란 제거 당무회의 개최 예정…한국당, 전략 공천 카드 준비
6·13 지방선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일컬어지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3월말께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안갯속에 싸여 있던 여야의 경남도지사 선거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선거전도 점차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사실상 민주당의 간판 얼굴이다. 당 안팎에선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김 의원의 지지세가 여전하기에 사실상 당내 후보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김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당내에서 제기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내 최고 득표율을 보인 김 의원이 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대리전’ 격인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다면 민주당은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략 공천 아닌 경선으로 후보 결정
여태까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던 김경수 의원은 3월23일 한 TV에 출연해 “3월말, 다음 주까지는 가부(可否)간 (출마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려한다”며 “다른 후보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사실상 김 의원이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다른 후보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혔다”며 “다음 주 중 출마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3월26일 당무회의를 열고, 김 의원의 출마 자격 논란을 없애기 위한 당헌당규 예외 조항을 의결하기로 했다. 김 의원의 선거 등판 방식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전략 공천 대신 공민배 전 창원시장 등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펼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김 의원은 현재 김해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어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 이에 민주당은 당무회의 의결을 통해 김 의원의 경선 참여 자격 시비를 없앨 예정이다.
김 의원 출마를 두고 여야 양쪽 진영에서 여러 반응이 나온다. 앞서 3월20일 “중대한 결심을 할 수 있다”며 김 의원의 전략 공천에 반발한 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인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중앙당 당무회의에서 경남도지사 선거를 경선 방식으로 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략 공천이 아닌 이상 받아들이고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 전 시장은 김 의원의 전략 공천설에 “당헌당규에 의거해 오랜 기간 경선을 준비해왔던 후보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는 반사회적, 결과 중심 지향적 행태이다”고 반발한 바 있다.
한국당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경남도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 상대 패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홍 대표도 경남도지사 후보 결정을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당은 경남도를 경선이나 추가 심사 없이 전략 공천할 수 있는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홍 대표는 3월2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남도지사 후보 공천은) 4월말 까지 갈 수도 있다”며 김 의원 출마 여부 등을 지켜보고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 경남지역 한국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공천 작업이 시작되면 한국당도 서둘러 공천을 마무리 지은 뒤 여론 형성에 나서야 한다”며 “홍 대표의 후보 확정 시계도 예상보다 빨리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확정 때 김해을 보선 후보 누구될지도 관심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서면 그의 지역구인 김해을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다. 여권에선 김해을 보궐선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가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월24~25일 경남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827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남지사 적합도에서 김 의원이 19.3%로 1위에 올랐다.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9.6%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당에선 경남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홍준 전 의원이 4.9%로 적합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하영제 전 농림식품부 차관이 3.8%를 차지했으며, 출마를 준비 중인 윤한홍 의원(마산회원구)은 2.7%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