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서병수, '가덕도 신공항 끝장토론' 무산 '왜?'

'전격 수용' 1주일 만에…"공문 팩스로 보냈다" vs "용지 떨어졌다" 티격태격

2018-05-16     부산 = 박동욱 기자

부산시장 유력 후보끼리 예상됐던 가덕도 신공항 '끝장토론'이 없던 일로 됐다.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 캠프가 한국당 서병수 후보 측의 '신공항 1대 1 끝장 토론'을 전격 수용한 이후 구체적 협의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끝장 토론이 무산된 과정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우스꽝스러울 정도다. 서 후보 측이 5월 둘째 주말에 오 후보 측에 관련 공문을 팩스로 보냈으나, 'OK'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 오 후보 측 답변은 "팩스 용지가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서 후보 측은 퀵서비스로 공문을 보낸 데 이어, 5월14일에는 내용증명을 붙여 우편으로 보냈다.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부산의 중심가 서면 로터리에 서로 붙어있는 최고층 건물이어서, 걸어서 몇 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이와 관련, 오 후보 측은 5월15일에도 "관련 공문을 받아 보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 나아가 "후보들이 기존 입장만 반복하는 상황에서 끝장토론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끝장 토론' 불가론을 내세우고 있다. 끝장토론을 생중계할 방송사도 나서지 않을 뿐 아니라 토론 참여를 바라는 다른 후보와 조율도 사실상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서 후보 측은 이번 주말부터 오 후보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을 예고하고 나서, 양 측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吳 "기존 입장 되풀이 끝장토론 무의미" vs 徐 "말 바꾸기 '공개 해명'해야"


가덕도 신공항 이슈는 지난 2월28일 오거돈 후보가 출마 선언하면서 가장 최우선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오 후보는 당시 "가덕신공항은 부산신항과 유라시아 철도의 연계로 육해공 글로벌 복합교통망 구축을 가능하게 해 글로벌 물류거점으로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현재 국토부가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용역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4년 전 선거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 실패 때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서 후보를 몰아붙였다.

 

5월 들어 '가덕도 신공항'을 둘러싼 양 후보 측 대립은 더욱 거칠어지는 양상을 보이다가 오 후보 측이 서 후보의 '1대1 끝장토론'을 전격 수용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 듯했다.

 

5월7일 오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가 부산의 한 언론사 기자에게 "가덕도 신공항에 시장직을 걸겠다던 서 시장이 '가덕도냐, 김해냐'를 가리자는 토론을 제안한 것이 주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지만, 이것이 마치 우리가 토론을 피하는 듯 (서 시장 측이) 공세를 펴고 있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서 시장 측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힌 뒤 "18일~19일 양일 중에 끝장토론을 실시하자"며 구체적 일정을 제시했다. 

 

하지만 오 후보 측의 공식 입장은 '제안 수용'이라는 캠프 핵심 관계자의 말과 달라졌다. 오 후보 캠프의 전세표 언론미디어본부장은 5월15일 기자와 통화에서 "전문가들이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두 후보의 끝장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나. 5월15일 부산일보 토론회에서도 서 후보는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오 후보의) 문제 제기에 제대로 대답도 못 했다. 끝장토론을 중계할 방송사도 나서는 곳이 없다. 다른 후보들의 형평성 문제도 풀기 어렵다. (가덕도신공항 문제에 대한) 평가는 다른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 후보 캠프 박상헌 공보단장은 "끝장토론을 수용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다가 슬그머니 입장을 바꾼 이유를 (오 후보는) 공개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선거 초반부터 흑색선전과 비방으로 선거판을 흐리고 있는 오 후보에 대해 이번 주말부터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