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김정은보다 더 계산적이다”

[김정은 vs 트럼프 (3) 筆] ‘닮은 듯 다른’ 필적

2018-05-18     유지만 기자

 

오는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기선 제압을 노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은 5월16일 미국 정부가 일방적 핵 포기만을 강요한다며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대해 미국 행정부는 일단 “지켜보겠다”며 신중 모드를 고수하는 가운데,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 진영에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강조하며 북한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물론 이런 식의 공방으로 인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다만 20여 일 정도 남은 기간 북·미 양국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다. 시사저널은 ‘인상’ ‘색깔’ ‘필적’ 등을 키워드로 세기의 회담을 갖게 될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 '세계를 움직일 김정은과 트럼프의 기싸움 [김정은 vs 트럼프 (1) 相] ‘현실’ 김정은 - ‘비전’ 트럼프'와 '[김정은  vs 트럼프 (2) 色] ‘붉은 곰’ 김정은 vs  ‘붉은 매’ 트럼프' 기사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필적에서도 본인만의 스타일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일정 부분 비슷한 스타일의 필체를 지니고 있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여실히 보이기도 했다. 필적으로 봤을 때 김 위원장은 직관적이면서 우두머리 성향이 강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을 하는 성향을 보였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장 등을 지낸 필적 분석가 구본진 변호사는 김 위원장의 필체에 대해 “용지 양식을 무시하고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글씨”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선대 김일성 주석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의 필체를 ‘백두산필체’로 불러왔다. 김 위원장의 필체는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의 것을 학습한 것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김정은보다 계산적”

 

김 위원장의 필체는 도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보인다. 또 글을 쓰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인데, 머리 회전이 빠르고 성격이 급한 성격임을 알 수 있다. 구 변호사는 “자기표현이 강하고 진취적이며 호쾌한 성향이라는 의미”라며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자제력이 약하고 변덕스럽고 경솔한 성격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글자 간격과 행의 간격이 좁은 편이고, 가끔 다른 글자를 침범하면서 글을 적기도 한다. 구 변호사는 “이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개의치 않는 성향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회담 과정에서 다소 위협적이거나 갑작스러운 행동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직관적인 면도 강한, 전통적인 우두머리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가파르게 오른쪽으로 상승하는 필체를 지녔다. 구 변호사는 “긍정적이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며 목표를 향해 질주한다는 면에서 김 위원장과 비슷한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행 간격이 좁아서 다른 행을 침범하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필체는 김 위원장보다 규칙성이 두드러진다. 논리적이고 빈틈이 없으며, 감정과 충동을 통제할 수 있는 타입이다. 또 필압이 굉장히 강한 편인데, 구 변호사는 “신체의 힘이 강하고 주관이 매우 뚜렷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필체는 글자 간격이 좁은 편이다. 이 같은 경우는 자의식이 강하며 스스로 고민해서 결정하는 스타일을 의미한다. 구 변호사는 “N이나 M자를 보면 모가 많이 나 있는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의지가 강한 편이다. 또 T자를 보면 가로선이 굉장히 길다. 이는 인내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구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럭비공’에 비유하는 세간의 평가를 부정했다. 구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필적을 보면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이다. 또 많은 고민 끝에 내린 행동을 실행하는 편이다. 이익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충동적인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