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수돗물' 없어야 하지만 인체 큰 지장 없다"

과불화화합물 사용 업체에 대한 관리 부실이 문제

2018-06-22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영남권 수돗물에서 과불화화합물(PFC)이 검출됐다. 부산대 산학협력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수돗물에서 78.1ng(나노그램)/L, 부산 수돗물에서 109ng/L이 검출됐다. 대구 상수도사업본부가 6월20일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100ng/L로 나타났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PFHxS)이라는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과불화화합물의 한 종류다. 

 

이 물질의 명칭은 낯설지만 방수제와 윤활제·페인트·잉크·종이·섬유·카페트·조리도구·반도체 세정제 등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특히 반질반질하게 코팅한 음식 포장지로도 일부 사용하며, 발수력(물을 튕겨내는 성질)이 좋아 등산복·세차용 왁스에 쓴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동물실험에서 체중감소,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혈액응고시간 증가, 갑상선 호르몬 변화 등이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이 물질이 사람에게서 특정 암을 일으킨다고 확정할 수는 없는 상태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발암물질 리스트에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없다. '발암가능물질'로 지정한 과불화화합물은 과불화옥탄산(PFOA)이다. 

 

과불화헥산술폰산은 아직 먹는 물 수질 기준을 설정한 국가는 없다. 일부 국가만 권고기준으로 관리하는 물질이다. 먹는 물에 이 물질이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일단, 이 물질이 왜 강물에서 검출되는지 모르겠다. 이 물질을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업체를 잘 관리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자동차 왁스·전선 절연용 등에 이 물질을 사용하는데, 아마 영세한 업체가 이 물질을 처리한 후 강으로 흘려보냈을 것이다. 오랜 기간 많이 먹으면 몰라도 이번에 검출된 나노그램 수준은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5월 수돗물 수질 검사 항목으로 이 물질을 지정했고, 6월12일 이 물질을 배출하는 업체를 찾아 배출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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