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저물가’ 인정하면서도 ‘금리 인하’는 경계

상반기 물가상승률 0.6%지만…이주열 총재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 펴기 어려워”

2019-06-26     공성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저물가와 관련해 시중에서 제기되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거리를 뒀다. 그는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시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주열

이 총재는 6월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당분간 물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1.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올 상반기 물가 상승률은 0.6% 내외로 조사됐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 목표가 2.0%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저물가 원인으로 한은이 지목한 것은 △국제 유가 하락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정부의 복지 정책 강화 △소비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 △온라인 거래 확산 등이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추세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은의 주 목표는 돈줄을 매거나 풀어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 이때 사용되는 수단이 기준금리 조절이다. 하지만 이 총재는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에서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금리인하로 빚이 늘어나는 상황은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한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뿐 아니라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전개 방향과 금융 안정 상황을 고려해 상황 변화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