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당 빅뱅] “안철수·유승민, 한국당과 손잡을 것”

[인터뷰] 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 “이미 안철수도 보수대통합으로 기운 듯”

2019-07-30     유지만 기자

중도를 표방하며 원내에서 존재감을 보이던 바른미래당의 미래가 어두워지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를 필두로 한 ‘유승민계’ 의원들이 현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당내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상정 과정에서 나타난 당내 갈등이 현재 혁신위원회 파행으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사저널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김관영 의원을 7월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났다. 김 의원은 현 상황에 대해 “유승민계는 오로지 당 대표 퇴진만을 외치며 당권경쟁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결국 ‘보수대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자유한국당과 연대 내지는 통합하겠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깨진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할 때부터 불거진 노선에 대한 갈등이 현재까지 해소가 안 되고 있다. 중도를 기준으로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까지 끌어안느냐, 중도와 개혁보수 세력만 함께하느냐는 논란이 그것이다. 결국 이것이 문제가 돼 지금껏 이어져온 것 아니겠나.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함께 논의해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는 현재 당내 갈등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표면적으로는 그렇지만 안 전 대표는 올해 3월 이후로 실질적으로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오고 있다. 실제로 안철수계로 불리는 인사들이 ‘안 전 대표의 뜻이다’며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거면 안 전 대표가 빨리 돌아와서 매듭을 짓는 것이 당의 미래를 위해 좋지 않겠나. 8월 안으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와서 많은 의견을 듣고 갈등을 매듭짓는 것이 좋다고 본다.”

유 전 대표 측에서는 손 대표의 퇴진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손 대표를 어떻게든 퇴진시킨 후 유 전 대표를 중심으로 당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유 전 대표 측은 손 대표의 리더십을 문제 삼고 있다. 결국 다시 안철수-유승민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창당의 주역인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를 앞세우는 것은 좋다. 하지만 손 대표 측은 안 전 대표와 유 전 대표 체제로 다시 가게 되면 결국 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보이지 않았나. 유승민계 의원들은 한국당의 의견에 동조하며 패스트트랙 반대에 나섰다. 여기에 안 전 대표의 뜻을 받들었다는 의원들도 유 전 대표 측에 동조했다. 나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얘기를 듣는데, 안 전 대표 역시 보수대통합에 무게가 기울어진 것 같다.”

현 상황으로는 총선이나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바른미래당의 창당 정신을 잘 살펴야 한다. ‘중도정당’으로서 거대 양당 사이의 힘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니었나. 힘들더라도 바른미래당의 정신 아래서 하나가 돼 선거를 치러야 한다. 상황이 어렵다고 타 정당과 연대나 합당을 논의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