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알릴레오’ 여기자 성희롱 논란에 “법적 대응할 것”

野 “자사 직원이 일개 유튜버에 성희롱 당해도 가만히 있나” 지적에 KBS “곧 고발할 것”

2019-10-17     조문희 기자

KBS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동

10월17일 양승동 KBS 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성희롱 부분은 법리 검토까지 했고 곧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KBS의 입장은 보도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사회부 중심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에선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시민 이사장이 《알릴레오》에서 제기한 KBS와 검찰 간 유착 의혹과 이후 방송에서 나온 성희롱 발언에 대해 KBS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사 직원이 일개 유튜버한테 성희롱을 당한 지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무 조치가 없다”며 “유 이사장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니까 알아서 머리를 숙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번 사안은 20년 전 처음 법조 출입을 한 여성 기자 전체의 문제”라며 “법조 출입 기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취재하는지에 대해  수많은 억측과 선입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양 사장은 “법적 조치를 빠르면 내일 정도 취하는 것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15일 방송된 《알릴레오》에서 유 이사장과 공동 진행자로 나온 장용진 아주경제 법조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보도를 한 KBS 법조팀의 여성 기자 A씨의 실명을 거론하며 “검사들이 A 기자를 좋아해 (수사 내용을) 술술 흘렸다”고 주장했다. 또 “검사들에게 또 다른 마음이 있었을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방송 말미에 “오해의 소지가 조금 있을 것 같다”며 “성희롱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고, 장 법조팀장도 “사석에서 많이 하는 얘기라 혹시 불편함을 드렸다면 사과한다”고 했다. 

생방송 이후 알릴레오 제작진은 해당 부분을 삭제해서 다시 올렸고, 유 이사장은 유튜브에 “해당 기자분과 KBS 기자협회,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알릴레오 측의 사과에도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10월16일 KBS기자협회와 KBS여기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여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알릴레오》의 성희롱 발언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