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즐기며 골라 마셔요
  • 스코틀랜드/글·사진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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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소 소비 줄며 개성화·다양화 추세…몰트 위스키 시장 커질지 관심
위스키 업계는 올해를 3재(災)가 낀 해라고 표현한다. 올 초 접대비실명제가 시행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성매매특별법까지 시행되면서 최대 고객처인 룸살롱 등이 ‘된서리’를 맞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스키 제4위 소비국’으로서의 명성은 영영 과거의 것이 된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고 진로발렌타인스 유호성 과장은 전망했다. 오히려 최근의 악재를 계기로 위스키 문화가 새롭게 질적 도약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 핵심은 ‘접대 문화’에서 ‘즐기는 문화’로의 변화이다.

이 과정에서 위스키 소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디아지오코리아 홍정의 PR팀장은 전망했다. 프리미엄급(12년) 이상 고급 위스키만 살아 남고, 등급이 낮은 스탠더드급 위스키 소비층은 아예 다른 주종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17년’ ‘딤플 1890’ 같은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를 적극 홍보하는 등 기존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진로발렌타인과 롯데칠성도 각각 발렌타인 시리즈와 ‘뉴 스카치블루 스페셜’을 내세워 슈퍼프리미엄급 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극화와 더불어 한 가지 더 예측되는 것이 위스키 시장의 다양화이다. 블렌디드 위스키가 대세이던 한국 시장에 글렌피딕·맥캘란 등 몰트 위스키가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는 것은 다양성이 시작되는 징후로 읽힌다. 그러나 몰트 위스키가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기존 블렌디드 위스키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풍부한 맛’을 자랑하는 데 반해 몰트 위스키는 개성이 강하고 맛이 남성적이다. 이는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맥캘란 한국 홍보대사 임재형씨는 “타이완 같은 경우도 1990년대 이후 외국 유학파들이 위스키 시장의 오피니언 리더 그룹으로 떠오르면서 몰트 위스키 시장이 급성장했다. 한국도 그같은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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