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종량제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5.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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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속으로]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인터넷 종량제 가상 시나리오

지난 4월1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KT가 전격적으로 인터넷 종량제를 실시한다고 선포했다. 충격이다. 3월24일 KT 이용경 사장이 “종량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고 밝힌지 1주일 만이다. 앞으로 인터넷을 쓰는 사람들은 데이터 전송량에 따라 요금을 내게 된다. 그동안 자유롭게 인터넷을 쓰던 누리꾼들은 이제 한국 IT 산업은 몰락할 것이라며 격렬히 항의하고 있다.

특히 호모이미지쿠스로 불리는 누리꾼들이 종량제 반대 운동를 주도하고 있다. 호모이미지쿠스는 ‘디카’와 ‘폰카’에 빠져 인터넷에 대량의 사진을 유통해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종량제로 사진 전송 비용이 급증했다며 종량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투명 배경화면 놀이를 퍼뜨린 사람들도 이들 호모이미지쿠스였다. 투명 배경 화면이란 윈도 배경 화면을 조작해 마치 모니터가 뻥 뚫린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착시 놀이다.

공군 훈련병들도 종량제 반대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2004년 말부터 공군 교육사령부는 훈련병들이 인터넷으로 가족의 편지와 사진을 보게 해 주는 인터넷 우체통 제도를 실시해 왔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작업’의 수단으로 삼아온 일부 남성들도 거세게 항의한다. 요즘 인터넷에 유행하는 동영상 메신저 연가는 인터넷과 연애의 함수관계를 보여준다. 이 동영상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타자를 느리게 치는 남자가 MSN메신저 상에서 말을 못 전하는 바람에 상대 여성으로부터 ’채이는‘ 내용이다. 2부는 배우 조인성이 전지현의 뺨을 때리며 ‘성질 급한 X들은 사랑할 자격도 없어’라고 외치는 패러디 합성물이다. 유머도 좋지만 여자를 때리지는 말자. 맞는 여성이 심각한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다는 매맞는 여성증후군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와중에 인터넷 종량제를 환영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동차 개조 애호가들은 이제 야외에서 놀자고 권한다. 4월1~5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튜닝(개조) 자동차 축제가 열린다. 스포츠맨들도 기뻐한다. 4월2일 개막전을 시작한 프로 야구 관계자들과 3월30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승리한 월드컵 축구대표팀 본프레레호 가족들은 프로 스포츠에 관중이 늘기를 기대한다. 차라리 인터넷 대신 애완견 기르기로 취미를 바꾸는 것은 어떨까. 전남진도군은 3월31일 한국의 진돗개가 세계축견연맹(FCI)에 이어 영국 켄넬클럽(FC)에 등록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인터넷 종량제’를 비롯한 4월 첫째주 검색순위 급상승 단어 10개로 엮은 가상 시나리오입니다. KT측은 3월24일 인터뷰 내용은 사실이지만, 당장 종량제를 실시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4월 첫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 인터넷종량제
2. 투명배경화면
3. 호모이미지쿠스
4. 튜닝자동차 축제
5. 진돗개
6. 프로야구
7. 인터넷우체통
8. 본프레레호
9. 매맞는여성증후군
10. 메신저 연가
엠파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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