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를 믿는다”
  • 이용주 인턴기자 ()
  • 승인 2006.01.2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대변인, ‘클로네이드와 공동 연구’ 지지

 
박선영씨(36)는 라엘리안이다. 그녀는 지난해 12월18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라엘리안 100여 명과 함께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내 줄기세포 허브 앞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를 지지하고, 난자 기증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씨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꽃 모양의 붉은 등을 들고 ‘배아 복제 연구 지지’를 외쳤다. 연등을 들고 황교수팀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인 라엘리안들의 사진은 당시에 인터넷을 떠돌며 화제가 되었다.

‘라엘리안 무브먼트’는 우주인 엘로힘이     1만3천 년 전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는 종교 단체다. 이들은 최근 인터넷 사이트나 거리 집회 등을 통해 복제 연구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황우석 지키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월16일에는 라엘리안 무브먼트 산하 회사로 알려진 인간 복제 전문 회사 클로네이드가 미국 현지 홈페이지를 통해 황교수 영입 의사를 발표했다. 클로네이드는 성명에서 ‘황교수의 주장과 연구 업적을 믿는다’며 황교수 지지를 표명하고,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대표가 황교수에게 클로네이드 연구실에서 공동 연구를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간 복제를 통해 영생이 가능하다”

라엘리안 무브먼트는 라엘(60·본명 클로드 보리옹)이 1975년에 창설한 종교 단체다. 이들은 엘로힘이라는 우주인이 생명공학을 통해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창조했으며, 인간 복제를 통해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인간 복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세계 최초로 인간 복제 회사 클로네이드를 세웠다고 한다.

 
1월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는 라엘리안 관악구 사무실에서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박선영 대변인과 회원 두 명을 만났다. 이들은 라엘리안을 상징하는 별 모양의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박씨는 12월 집회 때 연등을 든 이유에 대해 “난자를 나타낼 수 있는 마땅한 상징물이 없어 연등을 만들어 가져갔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배아 복제 연구에서 황우석 교수의 선구적 역할을 인정한다”라며 그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클로네이드와는 선을 그었다. 박씨는 “인간 복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클로네이드와 라엘리안 무브먼트 간에는 어떤 금전적 관계도 없고 공식적으로 무관하다”라고 주장했다. 클로네이드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창시자인 라엘이 1997년 2월 바하마에 세운 회사다. 최근 미국으로 옮겨 인간 복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인간 복제를 통해 영생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복제된 또 다른 자기에게 경험·인격 등을 전수하면 자신의 삶이 계속 이어지므로 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복제를 통해 인류를 창조한 우주인 엘로힘에 도달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황교수가 시도한 배아 복제와 그들이 말하는 인간 복제는 기술 진보 단계에서 차이가 있을 뿐 하나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씨는 “황교수와 클로네이드의 공동 연구에 찬성한다”라고 말했다.

황교수가 논문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명확히 밝혀진 지 한 달여가 지났건만, 그에 대한 일부 국민들의 지지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황우석 신화가 붕괴된 지금, 황교수를 지켜주는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