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봉사요원의 ‘카라칼팍스탄 사랑’
  • 우즈베키스탄 누크스 김은남 기자 (ken@sisapress.com)
  • 승인 2000.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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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선씨(28)는 카라칼팍스탄(우즈베키스탄 내 자치공화국)사람이 접한 최초의 한국인이다. 배씨 또한 2년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국제협력봉사단요원으로 선발되기 전까지는 이 나라를 전혀 알지 못했다. 세계적 환경 재앙 지역인 아랄 해를  끼고 있는 이 나라로 처음 파견된 배씨에게 주어진 임무는 이미 모국어를 잊어버리 고려인 2~3세(8천여 명 추산)를 포함해 현지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현지인과 동화하기가 사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취임 초기 그는 우리 돈으로 5천원쯤 하는 선풍기를 무심코 2대 샀다가 그를 안내하던 동료 교수의 안색이 바뀌던 일을 잊지 못한다. 그것은 현지인의 1년 수입과 맞먹는 액수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그를 현지인과 분간하기란 어렵다. 그는 유목민처럼 그을린 외모도 외모려니와 현지 사정에 맞는 한국어 문법책을 발간하고 우즈베키스탄 역사 책까지 한국에서 출판하려 준비하고 있다. 그에게 카라칼팍스탄은 제2의 모국이다. 이기를 마치고 오는9월에 귀국하는 그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내년부터 국제협력봉사요원에 대한 병역 특례가 폐지되어 간신히 맺은 이 나라와 대한민국의 인연이  다시 끊길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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