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허세 콤플펙스’ 황명수 총장
  • 편집국 ()
  • 승인 199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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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 콤플펙스’ 황명수 총장
‘입조심하라’ 청와대 경고

황명수 민자당 사무총장이 실언을 많이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최근 총리실에서 2시간 20분간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도 10분 이상을 혼자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잦은 실수와 관련해 그는 청와대측으로부터 ‘입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총장의 다변이 ‘허세 콤플렉스’때문이라는 것은 민정계쪽의 분석이다. 말을 많이 함으로써 실세처럼 보이려는 심리상태가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이다 강한 개성과 김대통령의 신임을 배경으로 당을 장악했던 ‘실세’ 최형우 전 총장이 차지했던 공백을 메우기가 힘겨운 데서 나온 과민 반응일까.

한편 민주계쪽에서는 황총장이 개혁 정국을 주도하는 민주계의 대표 선수임을 감안해 “텔레비전에 나올 때 얼굴만 나오게 하고 말은 안 나오게 하라” “부득이한 경우 절제된 말만 하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개혁전위 기구’를 당 전체를 커버하는 기구로 만들어 본부장을 맡으려 했던 황총장은, 이 기구를 정책위 밑에 두려는 김종호 정책위의장의 반발에 부딪혔으나 허허실실 전법으로 뒤끝 없이 넘기기도 했다.

보궐 선거에서 ‘싹쓸이’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백남치 기조실장에게 ‘장미 세송이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던 황총장의 입이 명주ㆍ양양에서의 패배를 계기로 이제 좀 다물어질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


‘재산 재공개’ 앞둔 졸부 의원들
“공시지가 하향조정하자” 잔꾀

초벌 구이에 이어 재벌 구이 당할라. 공직자의 재산 등록과 공개를 의무화한 공직자윤리법이 11일 공포되고, 金泳三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발언을 계속하자 정치권은 또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대통령이 10일 金鐘泌 민자당 대표와의 주례 회동에서 “이번에는 법에 의한 등록ㆍ공개인 만큼 누락 없이 정확하게 해서 국민의 신뢸ㄹ 얻게 해달라”고 특별히 당부하고 나섬으로써, 자연히 여당 의원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비단 누락 사례만이 아니라 성실 신고를 하지 않은 의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일부 의원들은 지난번 재산 공개 과정에서 사실상 거의 통용되지 않는 내무부 과세 표준시가를 적용해 재산을 신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꼼짝없이 공시지가로 신고해야 한다. 해당 의원들은 잘못하면 재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자기 방어를 위해, 도시 지역에서는 공시지가가 시가보다 높이 책정된 경우도 있는 만큼 발리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공시지가는 시가의 80% 선에서 책정된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일부 의원이 자기 보신을 위해 터무니없은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처음 재산 공개를 하게 될 지방의회 의원들로 등골이 서늘하기는 마찬가지. 일부 지방 의원들 가운데는 ‘국회의원 뺨치는 재력가’들이 많다는 소문이 있고 보면, 재산공개를 앞두고 밤잠 설치는 사람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통일원ㆍ민자당 통일 문제에 이견
‘당근’논쟁으로 가시 돋친 설전

통일 문제에 대한 통일원과 민자당의 시각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 통일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의무통일위에서도 韓完相 통일원장관과 외무통일위원장을 지냈던 민자당 朴定洙 의원 사이에 가시돋친 설전이 오고갔다.
발단은 울 20일 임시국회가 끝나자마자 통일원이 대북한 제의를 하면서 국회에는 귀띔조차 않아 북한과의 협상에 외무통일위가 손을 놓고 있는 것처럼 비쳤기 때문. 밥ㄱ의원은 한 장관의 진보적 성향을 걸어 “북한이 특사 교환을 제의하면서 사실상 한부총리를 지목했는데, 이는 북측이 한부총리와 협상해야 자기들 페이스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인한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이 “제일 불편하고 기분이 좋지않은 것은 저 자신”이라고 말했는데도 박의원은 또 “우리는 항상 당근만 제시했지 채찍을 가한 적이 없다”고 통일원을 비판했다. 한 장관이 “우리가 무슨 당근이 있느냐”고 반박하자 박의원은 “경제 지원과 물자 교류는 당근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언성을 높였다.


김정길 전 민주당 최고위원
김명윤 후보 낙선에 동병상련

金正吉 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미국으로 떠난다. 당초 6월말쯤 미국 하버드 대학 객원교수로 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늦어져 8월 중순께 출국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미시간 주립대학의 객원교수자리가 결정되었고, 하버드 대학에는 서류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여의도에 따로 개인사무실을 차리고 강의 준비를 하고 있는 김전의원이 명주ㆍ양양의 6ㆍ11 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金命?? 민자당 후보를 바라보는 시각은 남다르다.

지난 4ㆍ23 보선에서 등을 떠밀리다시피 해 이른바 ‘철새’로 부산 동래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 아성인 부산에서 패배가 당연시됐음에도 불구하고 당명에 따라 출마를 감행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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