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선거에 出師表
  • 변창섭 기자 ()
  • 승인 1990.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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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준비모임 전략수립 부심… 전민련 협조 여부 주목

 연초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한 ‘保 · 革구도’로의 정계개편 논의에 맞서 진보의 색깔을 띠고 태동중인 재야신당이 내부전열을 가다듬고 일전태세에 들어갔다. 특히 진보정당 입지를 가늠할 등장무대인 지방의회선거를 앞두고 신당측은 정치권의 기류를 예의 주시하는 한편 지방자치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기로 하는 등 벌써부터 신년정국은 ‘保 · 革’의 예비전에 들어선 느낌이다.

 지난해 10월, 노동자 · 농민 등 기층민중의 이익대변을 표방하고 나선 진보적 대중정당을 위한 준비모임(운영위원장 · 李?宰)의 당면 현안은 2월로 예정된 창당추진위원회의 발족 문제이다. 이를 위해 진보모임은 최근 내부조직을 정비,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와 집행위원회로 나누고 세부적으로는 원로회의, 정책자문회의를 별도로 신설해 진보적 인사의 영입문호를 활짝 열어놓았다.

 준비모임은 이같은 내부전열의 정비와 함께 기존정치권의 일부 소장파의원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야권통합 움직임도 주시하는 한편 앞으로 적절한 시기에 이들을 신당측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신당측은 기본적으로 지자제 선거를 5공청산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희석하기 위한 정치권의 기도로 보면서도 이 선거결과가 앞으로 재야신당의 입지를 가늠할 중요변수로 보고 이미 치밀한 전략수립에 들어간 상태이다. 이와 관련, 준비모임측은 이미 7인 실무소위를 구성했으며 1월말까지 전국 12개지역 대표와 노동 · 문화 등 각 부문을 대표한 20인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선거에 대비한 각종 전락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지자제선거와 관련 전민련과의 협조 여부도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준비모임의 鄭泰允 정책실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창출한다는 목표 아래 전민련 및 여타 재야세력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지자제선거에 대비한 공동대책기구 설치를 제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진보모임측에서 민주교수협의회 · 전교조 · 전노협 등을 망라한 재야 및 운동세력과의 연대를 위한 실무작업에 곧 착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민련은 비록 전체의 의견은 아니나 金槿泰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지자제선거 참여론이 일고 있으며 이를 위한 실무기구로서 ‘정치위원회’를 설치해아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만일 전민련이 지방의회선거와 같은 ‘정치행사’에 참여하기로 할 경우 근본적으로 그 위상을 재정립해야 되기 때문이다. 전민련은 2월중순 제2차 대의원대회를 소집, 5공청산정국 이후 조성되고 있는 ‘保 · 革’구도에서의 전반적 상황을 검토하고 향후 전략 수정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정치위원회'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진보정당측이 전민련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이 대회에서 정치위원회 안건이 통과되고 이에따라 신당측을 배제한 채 전민련이 지자제선거에 독자대응키로 할 경우 지지기반이 겹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신당측에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신당측은 노동운동이 활발한 馬山 · 昌原지역이나, 원자력발전소문제, 군사 기지문제, 공해문제 등이 심각한 일부지역에서 선택적으로 지자제 후보를 내세운다는 방침인데 이는 전민련내의 지자제 선거참여론자들의 의중과 맞부딪치는 결과가 된다. 한편 진보모임측은 일부 지역에선 타야당과의 연합공천을 고려하고 있으나, 이 경우 ‘野合’이란 비난이 일까봐 아직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요인말고도 신당측은 내부적으로 자금 · 인력 · 조직 · 정강정책수립 등 숱한 난제들을 안고 있다. 특히 자금면에서는 당초 매달 1만원의 회비를 낼 수 있는 당원 1만5천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그 실적이 저조해 최근에는 신당측 지도부까지 동원돼 후원자 확보에 나설 정도로 심각하다.

 결국 신당측 후보가 지방의회선거에서 내세울 수 있는 승전의 무기는 거의 전무한 상태라볼 수 있다. 혁신정당의 입지를 가늠해볼수 있는 시험무대이기도 한 올해 지자제선거에서 재야신당이 과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느냐는 결국 이러한 열세를 얼마나 극복하느냐 하는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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