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신세대 과외교사
  • 이성남 차장대우 ()
  • 승인 2006.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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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학습 싫증난다”



첨단 전자학습 새 바람
다양한 프로그램 선보여


 국민학생에게 ‘보호색’을 가르칠 때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의 빛깔과 비슷한 빛깔로 되어 있는 는 동물의 몸빛깔을 뜻하며,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기 몸을 지키는 구실을 한다"라고 말로 설명하는 것은 고전적인 방식이다. 요즈음의 컴퓨터 학습은 나뭇잎을 갉아먹고 있던 자벌레가 거미를 만나자 얼른 자신의 몸 생김새와 빛깔이 비슷한 나뭇가지로 옮겨가는 장면을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는 각종 참고서와 문제지 등 '종이학습지'에 의존하는 기존 학습형태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학습' 형태로의 전환이 확산되고 있다. 컴퓨터 세대에 걸맞게 학습 방법에서도 '전자혁명'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교육용으로 구입했으면서도 게임오락용 도구로 '전락'하고 만 가정용 컴퓨터가 훌륭한 개인교사로 탈바꿈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반증하듯 현재 시중에는 20여개사의 학습프로그램 제공업체에서 학습보조 프로그램 (CAI : Computer Assisted Instruction)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1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영풍문고에서 개최된 제1회 '교육용컴퓨터 소프트웨어 · 데이터베이스 기자재 전시회'에는 현재 개발된 각종 교육용소프트웨어 제품들이 선보여 한국의 CAI 개발 현황을 가늠케 해주었다. 근래에는 프로그램 개발에 한국컴퓨터교사연구회(COCOS)를 비롯, 현직 교사들의 참여가 늘어남으로써 현장학습 경험을 토대로 학습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전자학습의 가장 근 특징은 '대화성'이다. 학습과정이 대화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묵묵부답인 종이학습의 지루함을 극복하여 학습에 대한 동기유발과 흥미를 부여한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결과적 지식뿐 아니라 과정적인 지식도 습득케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6+7의 수식을 설명할 때 13이라는 답이 나오기까지 6+4+3이라는 점검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논리적인 수 개념을 인식케 한다. 학습내용을 설명할 때도 컬러 그래픽과 모의실험(시뮬레이션), 음성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여 다각적이고 입체적인 교육효과를 거두고 있다.

소프트웨어 구입 땐 호환성 고려해야

 전자학습은 종이학습에 견주어 과연 교육적 효과가 있는 것인가. 이제 프로그램 개발이 시작 단계인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미약하지만, 몇몇 교육학자들은 집단 조사를 통해 전통적인 학습방법보다 전자학습의 효과가 높다고 정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의 최윤희씨는 석사학위 논문 <인지론적인 접근에 의한 지리 교육용  코스웨어의 개발과 교육적 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지리 교육에서 설명식 수업보다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 효과가 크다고 결론짓고 있다. 최씨는 사회과목 성적이 동일한 중1생 40명씩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게는 기존의 설명식 수업을, 다른 한 집단에게는 컴퓨터 코스웨어(교육용 소프트웨어) 수업을 실시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리면서 "지능이 높은 학생보다는 낮은 학생에게 코스웨어를 적용했을 때 학업성취도가 더 크게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1990년 3월~1992년 2월에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컴퓨터 학습에 대한 학생 반응' 조사결과와도 일치한다. 전북 남원 중앙국민학교(그래프 참조)와 충북 옥천여자중학교에서 실시한 두 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일반 학습에 견주어 컴퓨터 학습이 "효과적"이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고 있다.

 전자학습은 반드시 값비싼 하드웨어가 있어야 하며 소프트웨어도 일반 참고서보다 비싸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교육용소프트웨어를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자신의 컴퓨터 기종과의 호환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프로그램 종류및 방식에 따라 컴퓨터 기종, 모뎀 설비, 음성지원장치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학습 내용에서는 개인의 학습능력과의 적합성을 고려해야 한다. 디스켓 용량의 제한성 때문에 문제나 학습의 양이 부족한 것이 전자학습의 한계다. 따라서 개인차에 따라 단계별로 학습내용을 선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웅진미디어 CBE개발부 김이수 부장은 "판매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문제 수준을 중상 정도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디스켓 구입 또는 컴퓨터 통신으로 가능

 1950년대부터 교육도구로서의 컴퓨터의 효능을 인식, 오래 전부터 정책을 수립해온 미국은 게임의 흥미를 살린 학습 보조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온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학습지 대체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제품 대부분이 게임용과 학습용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학습용도 종이학습지에 있는 문제를 디스켓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 않다. 문제해결 방식도 주어진 문제를 수동적으로 풀어나가는 형태여서 반복학습이나 선택학습의 폭이 좁다.

 컴퓨터 가정학습은 학습 정보를 담은 교육용 디스켓을 판매하는 방식과, 대형 컴퓨터에 학습정보를 수록했다가 컴퓨터 통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각 가정에 제공하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도표 참조).

 현재 시판되고 있는 학습 소프트웨어의 특징 및 호환성, 가격을 알아본다.

디스켓 방식

 <웅진 터미네이터> : 회원제로 운영되며 년 4회 제공. 16bit XT급 이상과 호환. 컬러그래픽 모드는 EGA 이상. 대상층은 국민학교 4~6학년(과목 : 국어 산수 사회 자연등). 각 학년별 디스켓 1백10여장. 마스터 디스켓, 과목별 디스켓, 종합평가 디스켓으로 구성. 컴퓨터의 장점을 활용하여 과목별 학습의 특성을 살렸다. 1년 기준 국민학생용 55만원, 중학생용 66만원.

 <웅진 소프트 마을> :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교과목의 보조학습 수단에 머무르고 있는 데 반해 놀이와 학습을 결합시킨 프로그램이다. 대상연령은 국민학교 4학년 이상부터. 의사결정 게임인 '나는 서울 특별시장/환경'과' ‘나는 광고사원/광고'와 외계인 추적 게임을 통해 세계 지리를 학습하는 '추적 미켈란젤로'와 한국역사를 탐구하는 '타임머신'으로 구성. 컬러 그래픽 모드는 VGA, 모노 그래픽모드는 허큘리스이다. IBM XT급 이상과 호환 가능. 올 11월 시판 예정. 가격 미정.

 <계몽포스> : 회원제 운영. 계몽사/종로학원과 포스데이타 개발. XT급 이상의 거의 모든 기종과 호환, 컬러 그래픽모드는 VGA. 모노 그래픽 모드는 허큘리스, 교육용 CGA이다. 대상층은 국민학교 4~6학년(과목 : 국어 산수 사회 자연 영어 등),중학교 전학년(과목 : 수학 영어 특별학습 등). 각 학년별 디스켓 72장(월 6장 배달)과 복사방지를 위한 마스터 디스켓 2장으로 구성. 디스켓 용량을 충분히 활용하여 많은 학습량 수록. 1년 기준 스피커 포함하여 국민학생용 29만7천원, 중학생용 22만원.

 <코코미 스쿨> : 한국컴퓨터교재연구소 개발. 대상은 국민학교 4~6학년(국어 산수 사회 자연 예체능), 중학교 1~2학년 전과목. 16bit 이상 기종과 호환. 1년 기준 국민학생용 29만8천원, 중학생용 39만8천원. 음성지원장치는 별도구입.

 <정 스터디> : 컴퓨터교사연구회와 삼성전자 개발. 대상은 국민학교 3~6학년(산수 사회 자연), 중학교 1~2학년(영어 수학 과학), 고등학교 1학년(영어 수학). IBM XT/AT급과 호환. 모노 그래픽 모드는 허큘리스, 컬러 그래픽 모드는 VGA, EGA이다. 가격은 국민학생용 과목당 1만5천4백원, 중학생용 1만7천6백원. 취급서점에서 판매.

 <동아프랜드> : 동아출판사에서 국민학생용 영어 소프트웨어로 개발. 대상은 국민학교4~6학년. IBM 16bit 이상 기종과 호환. 그래픽 모드는 VGA, 허큘리스이다. 음성지원장치 제공. 12장의 디스켓으로 구성. 가격은8만8천원. 취급서점에서 판매.

통신 방식

 <컴선생> : 중앙교육연구소와 데이콤에서 개발. 대상층은 국교 5년부터 고3까지. '천리안 2' 가입비 1만원과 월 사용료 2만원을 내면 월 12회까지 온라인으로 학습 내용을 제공받을 수 있다. 1회 초과할 때마다 2천원씩 추가. 원하는 과목과 단원을 선택함으로써 개별 심화학습 가능. IBM XT/AT급 기종과 호환. 모뎀 2천4백 bps(1초당 정보 전달속도의 단위). 컬러 그래픽 모드는 EGA, VGA이다.

 <서당> : 한국미래교육교사협회와 데이콤에서 개발. '천리안 2'에 가입해야 하며 대상층은 국민학교 3~6학년, 중1부터 고1까지. 1주일 단위로 학습몰이 제공되며 '학습내용공부하기'와 '학습평가 문제풀기'로 구성. 월3만원으로 18회까지 사용. 1회 초과시 1천5백원씩 추가.

 <포스서브> 내용은 <계몽포스>와 동일. 월 사용료 2만원으로 10회까지 사용. 1회 초과할 때마다 2천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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