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누드모델 … “그래도 난 바이올리니스트”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9.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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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린다 브라바(29)는 여러 얼굴을 가졌다. 다섯 살 때 음악 수업을 시작한 그는, 얼마 전 EMI에서 음반을 냈을 만큼 촉망되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그의 두 번째 얼굴은 정치인. 그는 96년 문화 관련 의정 활동을 하는 헬싱키 시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무어니 무어니 해도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것은 모델 활동이다. 브라바는 속옷 · 란제리 · 수영복 모델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미국의 <플레이보이>에 표지 모델로 등장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바이올린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도발적인 몸매를 과시하기도 했다.

11월 22일 브라바는 그의 데뷔 음반을 홍보하러 한국을 찾아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브라바는 등이 깊게 패고 속옷의 선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그의 연주와 표정은 진지했다. 왼손 새끼손가락을 다쳤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맑고 감성적인 음색으로 들려주었다.

“모델은 내 직업이 아니다. 그것은 내 삶을 통틀어 극히 일부분이며, 나는  키(170cm)가 작아 모델에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연주자보다 모델로 인식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자기는 여러 가지 요소를 지니 사람이어서 모델 제안이 들어오면 응하는 것뿐이라는 그는, 전기 바이올린으로 팝과 록 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어설픈 크로스오버는 하지 않는다. 얼굴은 다양하지만 각 장르와 활동 문법에 충실한 정통주의자인 셈이다.

그의 데뷔 음반에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 그리그의 소나타 3번 등 듣기 편하고 귀에 익은 곡들이 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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