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이 많이 번다 한들…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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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연봉, 미국 메이저리거보다 훨씬 적어
 
1935년 ‘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와 ‘축구의 전설’ 딕시 딘이 만났다. 딕시 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 동안 매 시즌 34골 이상을 득점한 인물. 1927~1928년 시즌에는 60득점을 올렸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프리미어리그 기록이다. 당시 베이브 루스의 연봉은 7만 달러였으나 딘의 연봉은 2천 달러에 불과했다. 두 선수 모두 광고료 등 부대 수입이 그리 크지 않았다.
당시 축구 클럽들은 선수를 스카우트하지 않기로 합의를 맺어 선수들의 연봉을 줄였다. 또 최고 임금을 설정해 선수들의 임금을 통제했다. 선수의 최고 임금은 숙련된 육체 노동자의 임금을 절대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되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는 야구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선수다. 1975년생 동갑인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이 축구선수 중 수입이 가장 많다. 하지만 연봉은 많은 차이가 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2000년 텍사스와 10년간 2억5천2백만 달러라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연봉으로 계약했다. 광고 수입 약 2백만 달러를 포함하면 그의 한 해 수입은 2천7백만 달러(약 3백50억원)가량 된다. 반면 베컴의 연봉은 6백40만 달러(약 61억원). 알렉스 로드리게스 연봉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베컴은 각종 광고수입, 자서전 인세, 레알 마드리드의 투어 초청비 등으로 2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 알렉스의 수입을 앞질렀다. 베컴은 아디다스, 펩시, 질레트, 막스앤스펜서 등으로부터 막대한 광고 모델료를 받고 있다.

박지성 연봉, 박찬호의 3분의 1도 안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는 4년간 연봉으로 매년 1천2백만 유로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봉이 38억원가량 된다. 올 시즌 박선수는 연봉 외에 각종 수당 및 보너스로 15억원 정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경기실적에 따라 성과급으로 자기의 연봉의 60∼100%를 받는다.
특급 모델인 박지성은 LG전자, 우리은행, SK텔레콤, 하이트맥주, 후지필름 등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은행으로부터 계약 기간 6개월에 4억원을 받았고, 하이트맥주로부터는 8개월간 5억3천만원의 광고료를 챙겼다. 박지성의 광고수입은 대략 30억원가량이다. 따라서 어림잡아도 박지성의 한 해 수입은 80억원을 웃돌 것이다.
토튼햄 핫스퍼의 이영표 선수도 박지성 선수과 비슷한 연봉을 받고 있다. 광고수입도 비슷해 70억~80억원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연봉만으로 1천5백만 달러(약 1백40억원)를 받는다.

축구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축구 구단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텔레비전 중계권료는 6억7천만 달러로 미국 메이저리그 중계권료 7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연봉으로는 베컴이 로드리게스보다, 박지성이 박찬호보다 적다. 그 이유는 4백여 개의 프로팀 중 이익을 남기는 구단은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명문 구단 5~6곳뿐이기 때문이다. 축구팀 대부분이 재정 위기에 직면해 수지 맞추기에도 급급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야구 구단들은 팬들의 이탈에도 막대한 흑자를 기록 중이다. 유럽의 프로 축구 구단들은 엄청난 인기를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는 수완에서는 아직 미국의 야구메이저리그 구단들보다 한 수 아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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