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도 너무하네
  • 조재윤 (자유 기고가) ()
  • 승인 2007.06.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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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확보하려고 짐바브웨 등 '살인 정권' 지원

 중국이 요즘 가장 두려워하는 일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대량 학살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대량 학살이라는 단어는 중국인들에게는 악몽이다. 톈안먼  학살 사건 때문이다. 5월8일자 보스턴 글로브 지는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독재 국가의 공통점은 스스로 살인을 자행하거나 살인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다. 중국은 수단·미얀마·우즈베키스탄·짐바브웨 같은 살인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그 점에서 중국은 독재 정권이다. 독재 정권의 편을 드는 이유는 단 하나, 석유 때문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독재자들을 후원하는 까닭은 이념과는 무관하다. 수단이나 미얀마의 군사 정부는 학살 행위로 유엔 안보리 제재를 받을 뻔했으나 중국의 도움으로 모면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를 자랑하고 있다. 당연히 석유 소비가 늘어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석유가 나오지 않아 외국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석유 확보를 위해 산유국에 많이 투자했다. 중국이 돈을 댄 나라들은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많은 곳이다. 공교롭게도 이 나라들은 살인 정권의 지배 아래 있다.

 

미얀마의 ‘인종 청소’ 묵인·방조


중국 국영 석유회사는 수단의 양대 석유 컨소시엄에 큰 지분을 소유하고 수단이 수출하는 석유의 절반 이상을 수입한다. 2005년 우즈베키스탄의 독재자 카리모프가 반정부 시위자들을 학살했을 때 중국 외교부는 테러 분자들을 일망타진한 조처를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티베트의 자치, 타이완의 독립, 위구르 자치구의 반중국 운동을 가차 없이 탄압하고 있다. 따라서 카리모프의 탄압 조처는 중국의 시각에서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카리모프는 중국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했다. 이때 우즈베키스탄의 유전을 공동 개발하는 6억 달러의 합작 사업이 조인되었다. 
중국은 짐바브웨의 무가베 같은 독재자들과의 상업적 제휴를 정당화하기 위해 타국의 독재 정치에 간섭하지 않는 것을 신성불가침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 자신이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단의 석유 지분을 소유하거나 미얀마의 천연가스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에너지 안보를 구축하는 방식이 돈의 낭비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해도 중국은 듣지 않는다. 따라서 다푸르의 대량 학살이나 미얀마의 인종 청소를 방조 혹은 묵인하는 짓을 중지하도록 하는 최선의 길은 중국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이다. 그 중의 한 방법이 베이징올림픽을 ‘대량 학살 올림픽’으로 불러주는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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