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산업의 효자 ‘효소’가 뜬다
  • 왕성상 전문기자 ()
  • 승인 2007.07.1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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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능 식품·신약·화장품 등으로 분야 확대…개발 시스템 체계화는 ‘숙제’

 

웰빙 시대를 맞아 효소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유기농·친환경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타민, 미네랄에 이어 효소 분야가 뜨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몸 안에서 활동하는 효소는 2천여 종류. 효소는 몸 안의 각종 영양소, 비타민, 무기질 등이 신진대사를 통해 소화·흡수되도록 돕는 매개체이다. 사용 범위는 아주 넓다. 몇 해 전만 해도 효모 속의 것만을 뜻했으나 지금은 다르다. 화학반응 촉매가 되는 생체 물질들을 모두 ‘효소’라고 부른다. 이들은 다이어트 음식, 치즈, 우유, 미백 치약, 방향제, 화장품, 옷감 처리 등에도 쓰인다. 아밀라아제·빵 ·술·야쿠르트를 만들 때도 들어간다. 한약방의 감초 격이다.
효소 산업의 장점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도 반응해 에너지가 적게 든다는 것. 그래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도 꼽힌다. 생명공학 범주에 효소 분야를 넣는 경우까지 있다. 효소 제품과 업종이 급부상하고 전문가들의 연구가 활기를 띠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신제품 개발, 전시회, 박람회, 학술 행사, 이벤트, 업무 제휴도 줄을 잇고 있다.
바이오 벤처 기업인 인트론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 5월 유전자 돌연변이에 바탕을 둔 고기능성 DNA 중합 효소를 개발했다. 개발된 효소는 PCR(중합 효소 연쇄반응)이라는 유전자 증폭에 필수 요소로 유전자 감식, 친자 감별 등 유전자 진단에 쓰인다. 사용이 급증하면서 세계 시장 규모가 6천억원대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진공 PCR 프리믹스(혼합물) 제품에 새로운 고기능성 DNA 중합 효소를 접목시켜 내년 중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5월 경주시립 노인전문병원과 제휴를 맺고 생물학 제제 공동 개발 등에 나선 인섹트바이오텍도 효소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원천 기술과 병원의 종합 치료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인섹트바이오텍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개발한 고효율 효소 ‘아라자임’ 기술을 바탕으로 활발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덕연구단지에 대량 생산 시설과 연구소를 두고 산업용 효소, 원료 의약품, 화장품, 사료 첨가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중적 효소 제품은 주로 식품류. 일본에서 건너온 것들이 많고 자체 개발한 국산품도 있다. 대부분 천연 발효 식품에서 뽑아낸 효소 제품이다. 건보식품의 ‘히다골드 효소’는 일본 청정 지역인 히다에서 생산된 65종의 식물 원료를 20종 이상의 누룩균·유산균 등으로 발효·숙성시킨 농축 식품이다. 과일, 곡류, 채소류, 해조류, 견과류, 버섯류 등의 성분이 들어 있다.

 

효소 사료·비료 시장도 키워
풀무원의 건강식품 전문점인 내추럴하우스오가닉은 ‘N현미 곡류 효소’와 ‘N율무 곡류 효소’를 선보였다. 소화 흡수율이 떨어지는 곡류를 발효시켜 만든 제품으로 현미·율무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효소 업계 고참 한국만다효소는 만다골드·파워·SMⅡ·원·하이라이프 등 6종의 제품을 내놓고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수산·축산·농업용 제품도 1백80여 대리점을 통해 공급 중이다. 마쯔우라 신고로 만다발효 회장은 “환경호르몬 등 공해 때문에 음식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시대이다. 곧 친환경 먹을거리 전쟁이 벌어질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그는 특히 “한국 효소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 올가을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한국인 체질에 맞는 독립 상품도 기획해 공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효소 업체 한 관계자는 “미생물 제조 물품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효소 제품이 1천2백여 종으로 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효소 사료 ·비료 시장도 커가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제약회사들도 효소 분야 신약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상장 기업인 유유는 지난 4월 하순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쓰일 글리코겐 합성 효소 키나아제 3β 활성 억제제 제조법과 약학 조성물 특허권을 받았다. 효소 관련 약을 내놓은 제약사는 10여 군데에 이른다.
이처럼 효소 산업이 성장하자 큰 기업들의 건강 기능 식품 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전문 브랜드를 내세워 뛰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내추럴하우스오가닉(풀무원), 굿썸(삼양그룹), GNC(동원그룹), 뉴플랜(매일유업), 건강&(오뚜기), 헬스원(롯데제과) 등 10여 곳에 이른다. 비타민제, 영양제, 홍삼 등 기능 식품이 새 성장 분야로 떠오르면서 차별화된 브랜드를 쏟아내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04년 1조8천억원, 2005년 2조1천억원, 2006년 2조3천억원, 올해는 2조7천억원으로 추정되며 2008년 3조원, 2010년에는 4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높다. 효소 제품의 유통 구조·제조 시설 현대화,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 마련, 전문 인력 육성, 학문적 뒷받침과 현실에 맞는 법령 정비가 절실한 실정이다. 

 

피 맑게 해 면역력 ‘쑥쑥’

 

발효 식품은 ‘효소의 보고’…체질에 맞게 골라 먹어야

발효 식품은 ‘효소의 보고’로 사람 몸에 아주 좋다. 피를 맑게 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시킨다. 소화 촉진·항암·항균·항염증 작용은 물론 당뇨병, 고지혈증에 좋다. 숙취, 만성 피로, 편두통, 불면증에도 효과적이다.
우리가 먹는 라면 수프도 효소와 연관성이 깊다. 식품 개발용 효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미생물에서 뽑아 다른 미생물에 넣으면 자기 유전자인 줄 알고 그 효소를 계속 생산한다. 수프를 만들 때 말토오스(맥아당)라는 당을 트레할로스라는 다른 구조의 당으로 바꿔주는 효소가 필요하다. 이 효소를 넣지 않으면 수프 속에 말라 있던 배추와 파의 색깔이나 향이 라면을 끓였을 때 되살아나지 않는다. 이 효소도 미생물을 이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그러면 효소가 왜 사람 몸에 중요하고 필요할까. 사람은 음식물을 통해 효소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외부 요인으로 효소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송영용 헬스투유 대표는 “상한 음식, 유해 식품첨가물, 농약 섭취로 효소가 부족해짐으로써 채워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효소 식품은 사서 먹어도 되지만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재료를 구입해 숙성시켜 먹어도 된다. 종류로는 현미, 통보리, 통밀, 율무, 옥수수 등을 가공해 만든 곡류 효소 식품, 야채류 효소 식품 등이 있다. 또 두충, 솔잎, 질경이, 뽕잎, 은행, 구기자, 오미자, 인진쑥, 홍화씨, 대추, 결명자 등으로 발효시킨 산야초 및 생약류 효소 식품도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야채 효소 재료로는 사과, 배, 토마토, 오이, 당근, 도라지, 더덕, 인삼, 두릅, 양파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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