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울리는 <무한도전>
  • 반도헌 (bani001@sisapress.com)
  • 승인 2007.11.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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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예능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사진)의 결방 소식에 네티즌들이 반발하며 서명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MBC는 한국 대 우즈베키스탄의 2008 베이징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 생중계 때문에 <무한도전>을 한 주간 결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12월1일 예정인 제6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일정에 따라 한 주 더 결방될 가능성이 보이자 많은 네티즌들이 시청자 게시판과 인터넷 사이트에 <무한도전>의 결방을 반대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무한도전>을 기다리며 1주일을 보낸다” “시간대를 옮겨서라도 결방을 피해 달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서는 결방을 반대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11월16일 현재 4천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에 참여했다.
<무한도전>은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지만 호·불호가 확실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은 여섯 명의 MC들이 일정한 포맷 없이 매주 다르게 주어지는 상황에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1시간 방영을 위해 10시간 녹화가 이루어진다는 출연진들의 불만이 나올 정도로 잘 정돈된 형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니다 싶은 아이템은 20분 만에 정리되기도 하고, 괜찮다 싶은 아이템은 2주에 걸쳐 방영하는 등 구성의 일관성도 없다. 메인 MC 유재석은 끊임없이 말을 뱉어내고, 나머지 출연진들은 방송에 부적합하다는 평을 받는 언행과 과도한 액션으로 만들어진 각각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캐릭터가 끌어간다는 면에서 버라이어티라기보다는 시트콤에 가깝다. 젊은이들은 이런 점에 열광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그저 시끄럽고 어수선한 난장일 뿐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양산되고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다른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을 몇 번씩 갈아치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제 <무한도전>의 인기는 국민적 관심사인 올림픽 축구 아시아 예선 생중계를 밀어버릴 태세를 보일 정도에 이르렀다. 네티즌들이 대부분 젊은 층이고, 참여하는 사람들도 일부라는 점에서 결방 반대 서명운동을 하나의 흐름으로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일정한 틀도 내용도 없이 자극적인 말과 설정만으로 이끌어가는 <무한도전>에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것은 그저 가볍게 스트레스만 풀리면 그만이라는 요즘 세대들의 사고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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