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도 못해보고 ‘삼일절’ 맞으면 어쩌나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06.09 17: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취업 정보를 찾고 있는 구직자. ⓒ보건복지부 제공

언론에 등장하는 신조어는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짧은 단어에 누구나 겪는 번민과 애환, 기쁨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수많은 사람의 공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6월4일 소개한 2009년 상반기 대학가의 신조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20대의 열정과 낭만은 온데간데없고 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의 절박한 심경을 전하고 있다. 신조어 ‘행인’과 ‘메뚜기 인턴’은 정부가 올해 초 실시한 행정인턴 제도가 반쪽짜리 제도에 불과한 데 대한 불만이 녹아 있다. ‘행인’은 정규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정해진 짧은 기간 동안 잔심부름만 하다가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자조가 담겨 있고, ‘메뚜기 인턴’은 인턴으로 입사한 후 중도에 그만두거나 더 나은 인턴 자리를 찾아다니는 불안한 처지를 나타내고 있다.

행정인턴조차 해보지 못하고 백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들의 심경을 전하는 신조어도 있다. ‘삼일절’은 ‘31세까지 취업 못하면 취업 길 막힌다’는 뜻이다. ‘청백전’은 ‘청년 백수 전성시대’를 줄인 말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20대에 절절하게 와 닿는다.

취업 전선에서 중심을 잡고 제 갈 길을 꿋꿋이 가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청년 취업난 해결책이 나올 때마다 ‘눈을 낮추라’는 말은 단골 메뉴처럼 나온다. 하지만 이들은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왜 벌써 나의 가치를 평가 절하해야 하느냐며 꿈을 찾아 높은 곳을 향한다. 눈높이를 낮추는 것 자체가 현실 도피이지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절충점을 찾아보는 것은 어떤가. 지금은 저평가되어 있을지라도 향후 유망 직종으로 떠오를 분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6월4일 발표한 ‘한국 경제 이끌 미래 유망 직종 55개’를 눈여겨본다면 취업난 사이로 희망의 빛이 비칠지도 모른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