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매입 안 돼 없던 일 되었다”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10.03.2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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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과 합작 사업 꿈꾼 내막

▲ 이웅렬 회장
장진호 전 진로그룹 회장은 지난해 9월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과 손잡고 캄보디아 건설 프로젝트를 합작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전 회장은 코오롱과 손잡고 프놈펜 시엠립 인근 부지 4만1천 8백80㎡에 주상복합단지를 세우고자 했다. 합작 사업은 1500 프로젝트로 일컬어졌다. 1500 프로젝트는 저층 주상복합단지에 식당, 면세점, 공연장 같은 상업 시설을 유치하고 수영장, 피트니스클럽을 갖춘 최신 엔터테인먼트 센터를 설립하는 프로젝트였다.

장 전 회장 지시에 따라 KC&M(찬삼락 명의로 설립된 캄보디아 건설회사)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2년 만기 원금 보장형 채권을 발행해 건설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ABA은행이 보증을 서기로 했다. 사업 주관은 김 아무개 전 ABA 대표와 오 아무개 전 진로그룹 기획조정실 자금팀 부장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 하노이사무소 정 아무개 소장과 코오롱건설 최 아무개 건축설계팀 차장을 프놈펜 시엠립으로 급파했다. 이웅렬 회장도 장 전 회장을 만나기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까지 날아갔다.

그러나 코오롱 조사팀이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이는 동안 부지 매입이 결렬되었다. 장 전 회장 대리인인 고 아무개 변호사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장 전 회장의 측근인 강 아무개 전 ABA 부사장이 지난해 9월6일 또 다른 측근에게 ‘고변호사 업무 실수로 부지 매입 결렬’이라는 요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최 아무개 코오롱건설 차장도 ‘부지 매입이나 자금 마련이 완료된 것이 없어 사업에 관여하지 않겠다’라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웅렬 회장이 캄보디아에 간 것은 사실이나 평소 친분이 있는 장진호 전 회장를 만나기 위해서 갔을 뿐이다. 사업에 대한 얘기는 일절 없었고 사적인 대화만 주고받았다. 직원들이 검토한 결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이후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것이 전부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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