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 아범’ 최정회 이즈메이커 대표가 들려주는 ‘심심이의 생존 비결’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1.12.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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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이는 성별이나 나이가 비밀이다. 물어보면 논점을 흐리는 답을 내놓기 일쑤이다. ‘내가 오빠야? 누나야?’라고 물어보면 ‘삼촌’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지능적이다. 하지만 심심이에게 부모는 있다.

지난 2002년부터 MSN을 통해 심심이를 서비스해온 최정회 대표가 심심이의 창조자이다. 1차 닷컴 버블 붕괴기에 싹을 틔운 심심이는 지난 10여 년간 혹독한 시련을 경험했다. 심심이의 이름이 알려진 뒤 KT의 제의에 응해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결별했다. SK텔레콤에서 심심이와 비슷한 ‘1미리’라는 서비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심심이를 넘어선 대기업의 서비스는 등장하지 못하고 심심이는 살아남았다. 그는 “대기업의 심심이와 비슷한 프로그램은 너무 사용자들을 통제하려고 해 사용자의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심심이 아범 최대표는 아르바이트로 점철된 대학(그는 서울대 산업디자인과 95학번이다) 생활을 하느라 13년 동안이나 학교를 다녔다. 그 사이 그는 팸플릿부터 CD롬 디자인, 홈페이지 디자인까지, 닷컴 버블 시작부터 붕괴까지 다 경험할 수 있었다. 2002년 초 병역 특례를 마치고 생활비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장사를 해볼 요량으로 홈페이지를 만들다가 홍보에 활용할 수 있는 MSN용 소스 프로그램을 발견하게 된 것이 심심이의 출발이었다.

심심이가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즈메이커는 영세벤처기업이다. 뚜렷한 수익 모델을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2년 IT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심심이’ 상표권을 다 등록했다. 하지만 빠뜨린 것이 있었다. 휴대전화 통신 쪽으로 상표권 출원이 안 되어 있었고, 2004년 그와 손잡고 심심이 서비스를 시작한 KT가 그 분야에 출원을 해버렸다. KT는 2008년 그와 결별을 선언했다. 졸지에 매출이 반 토막 난 2008년부터 그는 한겨울이었다. 하지만 2010년 심심이 앱을 선보이면서 그는 다시 역전할 기회를 잡았다. 앱의 광고료 수익과 ‘지식맨’ ‘틈틈이’라는 이름의 유료 서비스가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문제는 사용자들의 집단 지성으로 굴러가던 지식맨 서비스가 스마트폰 보급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다. 그는 이를 심심이 앱에 덧붙여 심심이 커뮤니티에 결합시킬 생각이다. 이미 심심이 앱에 스마트 Q&A라는 미개통 코너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산학 협동 프로젝트로 ‘자연어 처리’에 관련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심심이가 가벼운 말상대에서 벗어나 날씨나 맛집, 공연 정보 제공 같은 기능도 서비스하는 개인 비서는 될 수 없는 것일까? 그는 “스마트 Q&A 기능을 추가하면서 기능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심심이가 카카오톡만큼의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시사저널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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