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게 뻗어 내달린 ‘청청한 인맥’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2.03.2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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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강원 속초·고성·양양

(왼쪽부터) 강원도 속초시, 강원도 고성군, 강원도 양양군. ⓒ 연합뉴스·뉴시스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의 19대 총선은 민주통합당 송훈석 후보와 새누리당 정문헌 후보의 양자 대결로 펼쳐질 전망이다. 현역인 송훈석 의원은 고성 출신으로 고성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경동고-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생활을 하는 동안 속초지청장을 지냈고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부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나 정계에 입문했다. 15대 총선 때 속초·양구·인제·고성 선거구에 신한국당 후보로 나서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그 후 2년여 만에 국민회의로 당적을 바꿨고, 16대 총선에는 새천년민주당 당적으로 재선되었다.

선거구가 속초·고성·양양으로 바뀐 17대에는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한나라당 정문헌 후보에게 패했다. 18대에 이르러 통합민주당 공천이 이동기 강원애드컴 대표에게 돌아가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4월 민주당에 재입당해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정문헌 전 의원은 이 지역 출신으로서 은행장, 국회의원, 장관을 지내며 중앙 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정재철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외아들이다. 정 전 의원은 경복고-미국 위스콘신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던 그가 정치권에 들어간 것은 2002년 이회창 대선 후보 캠프에 있던 고려대 출신 몇몇의 제의로 특별보좌역을 맡으면서였다.

그의 외조부는 5선 의원이며 정부 수립 후 초대 사회부장관을 지낸 전진한씨(작고)이다. 외조부와 부친이 정치를 한 ‘정치 가문’에서 성장하며 어려서부터 정치 환경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졌던 셈이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경선을 통해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으로 선출되었고 내쳐 총선에서 당선되었다. 18대 때는 공천을 받지 못한 대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통일비서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

전·현직 국회의원 19대에서 재격돌

최근 지역 민방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 31%대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12.7%를 얻은 무소속 손문영 후보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송후보는 3선을 지내며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경력과 현역의 우위를 내세우고 있고, 정후보에게는 4선 의원으로서 아직도 지역민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부친이 원군(援軍) 역할을 하고 있다.

청계천 복원 공사 현장소장을 지낸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전무 출신의 손문영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되자 불복해 무소속 후보로라도 나서겠다며 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는데, 새누리당에서는 그가 꿈을 거두고 새누리당 후보를 돕는 길로 나서주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이다.

이 밖에 무소속으로 나선 사람은 강주덕 전 한국가스공사 강원본부장과 황정기 전 한국산업발전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이다.

강후보는 속초에서 초·중·고를 마치고 동국대에 다니던 시절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다 3학년 때 제적되었고, 이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재경 속초중·고 총동문회장을 지냈고 5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강원도의회 의원 후보로 출마한 적이 있다.

황후보는 18대 총선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했다.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 회장은 경신고 재학 시절 청소년 축구 대표팀에서 선수로 뛴 스포츠맨으로 대우자동차 실업축구단 주무, 대한축구협회 기획실장, 88서울올림픽 축구담당관, 대우축구단 단장, 인천유나이티드 FC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현재 K리그단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후보(한나라당 40번)로 이름이 올랐던 적이 있으며,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정문헌 후보로 결정이 되자 물러섰다. 19대 총선에 나설 사람들을 표로 정리하면 위와 같다.

속초 사람들은 속초를 ‘팔도민국’이라고 부른다. 38선으로 갈린 땅의 북녘에 속했던 속초 일대에서 6·25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헤쳐 모여!”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과 속초항을 중심으로 한창 어업이 번성할 때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사람들이 이 지역에 터를 잡았다. 토착 원주민은 전체 주민의 15% 선에 머무르는 것으로 보인다. 실향민들이 시내 청호동에 ‘아바이마을’을 이루고 살아왔으나 이제는 옛 흔적이 많이 퇴색되었다.

고성군은 한반도가 38선으로 갈라졌을 때 북한에 들었다가 휴전선이 새로 그어지면서 거의 비슷한 면적으로 남과 북으로 나뉘었다. 1638년 고성군에서 일부를 떼내 간성군을 설치했다가 두 군을 합쳐 간성군이라고 했었는데 1914년에 이르러 간성군을 오늘날의 고성군으로 개칭했다.

19대 총선 후보 등록자
이름 나이 당적 학력 경력 
송훈석 62 민주통합당 고성 경동고-고려대 법대 전 검사·현 의원
정문헌 46 새누리당 경복고-위스콘신 대학 전 청와대 통일비서관
손문영 60 무소속 속초고-동국대 토목과  현대건설 전무
황정기 49 무소속 강원대 행정학과 연구원
강주덕 59 무소속 속초고-성균관대 경영학과 전 한국가스공사강원본부장

황금찬·이주일 등 문단·방송에서 큰 자취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세 기초자치단체의 장은 모두 그 지역 출신이다. 채용생 속초시장은 원적은 고성, 본적이 속초이며 속초중·고를 다녔다. 양구에서 주사보로 시작해 내무부, 강원도를 오가며 공직 생활의 연륜이 쌓였다. 4회 지방선거에서 63%의 높은 득표율로 속초시장에 당선되었으며 5회 선거에서 연임되었다. 새누리당 당적을 가지고 있다. 어려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일이 그에게 안겨진 큰 과제이다.

정상철 양양군수는 주문진수산고를 졸업하고 농협조합장과 강원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5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군수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나 1년 뒤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가 당선되었다.

황종국 고성군수는 75세의 고령으로 군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2008년 6월에 치러졌던 고성군수 보궐 선거에서 경쟁자를 단 한 표 차이로 눌러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당시 무소속 유승근 후보와 똑같은 4천9백57표를 얻게 되자 재검표 끝에 한 표 차로 어렵게 승리했었다. 5회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윤후보를 다시 1백90표 차로 이겼다. 이로써 민선 2기와 4기에 이어 세 번째 군수가 되었다.

동광중 졸업이 최종 학력인 그는 이장, 재향군인회 고성분회 회장, 고성군의회 의장을 지내며 저변을 다졌다. 무소속이다.

지대섭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은 지난해 말까지 현업에서 CEO로 뛴 기업인이다. 올해 1월1일부터 현재 직책을 맡았다. 거진상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삼성그룹에 입사한 이래 제일모직,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전자에서 열심히 삼성맨으로 컸다. 삼성화재 CEO로 있을 때는 ‘신뢰 경영’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언제나 고객이 옳다.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라고 직원들에게 자주 강조했다. 고객이 잊고 찾아가지 않는 휴면 보험금을 찾아주는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벌였다. 그런 그의 마인드가 사회 공헌을 모토로 내세우는 사회공헌위원회에서 어떤 형태로 표출될지 지켜볼 일이다.

건국대에서 축산가공학을 전공하고 CJ제일제당그룹에서 냉동식품 분야에 종사한 이강수 하림그룹본부 CEO나 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를 졸업한 뒤 소방공무원 공채 1기로 들어가 화재 진압 현장과 소방 행정의 한 길을 달려간 박병호 삼척소방서장의 경우처럼 비록 화려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자기 전공을 살려 묵묵히 살아가는 모습은 자칫 진로를 놓고 방황하기 쉬운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흐뭇한 장면이라 하겠다.

“시인으로 태어났으니 시를 쓰다가 죽겠습니다.” 올해 95세로 최고령 현역 문인인 황금찬 시인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서른여덟 번째 시집인 <느티나무의 추억>을 펴냈다. 40권을 채우는 것이 그의 목표라고 한다. 속초에서 태어난 황시인의 가족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만주로 가는 길을 택했다. 걷고 또 걷다가 만주가 너무 멀어 함경북도 성진에서 발걸음이 멈추었다. 거기서 막노동을 했다. 아주 작은 집에 살면서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열심히 다녔다. 그러다 기회가 생겨 일본 대동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사람 밑에서 온갖 험한 일을 다 했다. 졸업은 하지 못했다. 광복을 이북에서 맞고 1946년 3월 강릉으로 갔다. 강릉농고에서 교편을 잡던 중 6·25가 터졌다. 1953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문예>에, 1955년 박두진 시인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에 데뷔했다.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폐암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뜬 지 10년이 되었다. 어눌한 말씨에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로 대중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그가 고성에서 태어났다. 춘천고를 다니며 박종환 전 축구감독과 맺은 우정은 각별했다.

안방극장의 중견 탤런트 유동근씨는 고성군 거진읍에서 태어난 인연과 남다른 고향 사랑으로 유명하다. 강원도 출신 연예인들의 모임인 ‘강사모(강원도를 사랑하는 모임)’의 주축 멤버이다.

속초시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김주선 강릉고-단국대 법학과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김주세 강릉고-단국대 법학과 대전지검 부장검사
김창수 속초고 태백경찰서장
박병호 속초고-경민대 소방안전관리과 삼척소방서장
설정곤 속초고 보건복지부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단장
안종복 경신고-고려대 법학과 남북체육교류협회 회장·K리그단장협의회장
엄경철 청주대 신방과 충청투데이 정치부 부국장대우
염무웅 공주대사대부고-서울대 독문과 문학평론가 
장구봉 중앙신학대 보고건설 회장
채용생 속초고-한국방송대 속초시장
한희원 춘성고-고려대 국가인권위 인권침해조사국장
황금찬 일본 대동학원 철학과 시인
황윤구 속초고-고려대 법대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
황주식 속초고 강원지방조달청장

고성군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권순주 성남서고-경찰대 강원지방경찰청 경무과장
김성수 고려대 신방과 위동항운유한공사 사장
송훈석 경동고-고려대 법대 국회의원(민주통합당·속초 고성 양양)
신창섭 강릉고-연세대 독문과 MBC 보도특집팀 부장
우성용 강릉농공고-아주대 인천 유나이티드 FC 축구 선수
이강수 고성고-건국대 축산가공과 하림그룹본부 CEO
장운길 고성고-경기대 경제학과 강동세무서장
지대섭 거진상고-연세대 경영학과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지대운 경동고-고려대 법대 광주지법원장
황종국   고성군수

양양군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김연우 경안고-고려대 대구지법 부장판사
김인호 경희대 국문과 강원도민일보 부국장
김주성 중앙고-조선대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
안경모 양양고-관동대 관광경영과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
오세인 강릉고-서울대 법대 서울고검 부장검사
윤명식 강원대 영업교육과 KBS 외주제작국장
윤철규 강원대사대부고-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이건원 양양고-한양대 기계과 현대EP 대표이사 사장
이상집 강릉고-강릉교대 속초·양양 교육장
이윤복 수원수성고-전남대 회계학과 KBS 콘텐츠운영부장
이종우 강릉고-성균관대 법대 춘천지법 강릉지원 부장판사
정상철 주문진수산고 양양군수
함혜리 경희대 신방과 서울신문 영상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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