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명가’ 몰락 원인은 피처폰?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2.08.0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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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 회장(맨 오른쪽)이 LG필립스 LCD 파주 공장 현장에서 구본준 LG필립스 LCD 부회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다. ⓒ 시사저널 사진자료
LG전자가 최근 위기에 빠진 이유는 스마트폰 못지않게 피처폰의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 있다. 지난 2009년 말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LG전자는 ‘피처폰 왕국’으로 불렸다. 초콜릿폰, 프라다폰이 잇달아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LG전자를 성공 반열에 올려놓은 피처폰이 오히려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 후속타로 내놓은 프리미엄 피처폰인 메시징폰(모델명 LG-VX9200)의 판매가 부진에 빠진 것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새로 출시한 기기의 판매가 10%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미 생산된 제품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거액의 판매 지원금을 지출했다”라고 귀띔했다. 뒤늦게 스마트폰 개발에도 나서면서 LG전자는 지난 2010년에만 6천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다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폰 열풍이 불면서 시장이 급속하게 스마트폰 체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LG전자는 피처폰 시장에서 여전히 우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6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미국 버라이즌 사에 프리미엄 피처폰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되었다. 이로 인해 LG전자는 수천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버라이즌 사는 제품을 제때 팔지 못했다는 이유로 납품 가격을 20~30% 정도 깎았다. 기기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비용을 투입한 LG전자로서는 피해가 두 배로 커졌다. 결국 LG전자를 성공 반열에 올려놓은 피처폰으로 인해 회사의 위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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