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한 상인들의 행태도 문제”
  • 엄민우 기자·장혁진 인턴기자 ()
  • 승인 2012.08.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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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대전광역시이동일시청소년쉼터 소장 인터뷰

ⓒ 시사저널 전영기
여성가족부는 오는 8월9일까지 전국 4개 해수욕장(경포대, 대천, 을왕리, 해운대)에서 해변을 찾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성매매 예방 홍보캠페인을 실시한다. 캠페인은 각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종합센터·청소년상담지원센터 등 유관 기관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대천해수욕장에서는 대전광역시이동일시청소년 쉼터의 자원활동가들이 지난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캠페인을 진행했다. 김정옥 대전광역시이동일시청소년쉼터 소장을 만나 해수욕장 청소년 성매매 현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요즘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밤 9시부터 11시까지 대천해수욕장 신광장 주변에서는 해수욕장에 놀러온 남녀 간에 즉석 만남이 활발히 이루어진다. 문제는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이런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일탈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성인 남성들과 어울려서 술을 마시고, 밤늦게까지 같이 있게 되면 원치 않게 성관계를 맺게 되거나 자연스럽게 성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캠페인은 효과가 있나?

지난 3일 동안 청소년 7백여 명이 상담 부스에 방문했다. 대개 처음에는 몸에 헤나(문신의 일종)를 새겨넣는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어서 이곳에 온다. 헤나를 새겨주면서 상담가들이 청소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왜곡된 생각들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을 수 있다고 본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어떤 청소년들을 만나게 되었는가?

청소년인 것이 분명한데도 나이를 물어보면 스무 살이라고 대답하는 친구들이 많다. 홍성이나 천안 등 가까운 지역에서 놀러 온 여고생이 대부분이다.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화장이나 옷차림을 화려하게 한 것도 공통점이다. 이런 아이들과 상담을 해보면 성에 대해 아주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 성범죄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아이들이다.

관광 산업 위축 등에 대한 우려로 주변 술집들이 모르는 척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그렇다. 대천해수욕장 주변의 편의점과 술집들을 돌아다니며 청소년들에게 담배나 술을 팔고 있는지 점검해보았다. 청소년들이 별다른 제재도 받지 않고 담배와 술을 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 어른스럽게 차려입은 청소년들의 옷차림 때문에 상인들 입장에서는 단속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매출 올리기에만 급급한 상인들의 행태는 분명 잘못되었다. 강력한 규제 활동이 필요하다.

왜 하필 대천해수욕장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는가?

학교라는 꽉 막힌 공간에 있던 청소년들이 방학을 맞아 휴가지에 오게 되면 마음을 풀어놓게 된다. 이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술도 마실 수 있고 청소년들이 밤늦게까지 어른처럼 행동할 수 있다. 청소년들은 일탈 행위를 해도 누군가에게 제지를 받지 않는다고 여긴다. 거기에다가 어린 여학생과 함께 밤을 보내고 싶어 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이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를 근절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해수욕장 주변 유흥업소나 숙박업소 등 청소년들이 탈선을 저지르기 쉬운 사각지대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원천적으로 술을 팔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작은 빈틈이 청소년 성범죄를 확대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교육기관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성교육을 진행할 책임이 있다. 왜곡된 성 관념을 가진 청소년들일수록 성범죄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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