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세력 키우는 외국 조폭들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3.01.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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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국제 조직을 갖춘 외국 폭력단체들이 상당수 들어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 야쿠자, 러시아 마피아, 홍콩 삼합회 등이다. 김태촌의 빈소에도 홍콩 삼합회와 일본 야쿠자 조직원들이 조문객으로 다녀갔다. 국내 폭력조직과 국제 조직은 이미 오래전부터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부산에 근거를 두고 있는 칠성파의 경우 일본 야쿠자와 ‘형제 의식’을 치렀을 정도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문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태국·베트남·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 신흥 조폭들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들은 자국민들이 모여 있는 공단 등에서 암약하며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있다. 중국 흑사회의 분파들은 서울 가리봉동을 중심으로 한 차이나타운 등에서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밀집한 곳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9년 9월1일 베트남 폭력조직 ‘하노이파’ 조직원들이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청은 2011년 상반기에 전국에서 일제히 ‘외국 조폭’ 소탕전을 벌였다. 이때 경기도 시흥과 안산 등 수도권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던 베트남·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태국 등의 신흥 조폭들을 상당수 적발했다. 베트남 조폭들의 경우 공장과 기숙사 등에서 정글도 등 사제 무기를 대량으로 제조해 숨겨놓고 있었다. 기숙사 내 창고나 캐비닛에서 정글도, 쇠파이프, 목검 등이 나왔다.

외국 신흥 조폭들은 아직은 ‘패거리’ 정도의 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원과 자금을 불려가며 점차 조직 형태를 띠어 가고 있어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경찰은 ‘외국 조폭과의 전쟁’ 이후 이들의 세력 확장에 바짝 경계하고 있다. 향후 세력이 커지거나 조직으로 바뀔 수 있는 외국인 폭력배 100여 명을 가려내 집중 관리에 들어갔다.

경찰은 안산 원곡동에서 조직된 상인회가 언제든지 이익단체로 바뀔 수 있어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서울 대림동을 중심으로 조직되고 있는 한 체육 친목단체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폭력조직이 ‘체육 친목단체’를 가장한 후 세력을 규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 조폭들은 마약 밀매, 보이스 피싱, 도박장 운영, 성매매 알선 등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한다. 국내에서 외국 조폭들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언제든 국내 조폭들과 영토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가장 경계되는 상황이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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