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아시아의 맹주’ 탈환하라
  • 서호정│축구 칼럼니스트 ()
  • 승인 2014.09.0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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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이주영·김민혁 등 23세 이하 해외파 총동원

한국 남자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한다. 세계 무대에서 이런 평가는 설득력이 있다.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고 올림픽 동메달, U-20 월드컵 4위 등 가장 화려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정작 아시아에서는 최강이라고 말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아시안컵에선 1, 2회 대회 이후 반세기 넘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1986년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늘 고배를 마셨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특별한 동기부여, 국가대표에 준하는 적극적인 지원에도 지난 28년 동안 한국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며 무너졌다. 1994년과 1998년엔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태국에 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박지성·이동국·이영표·이천수·이운재 등이 총출동한 2002년에도 4강에서 이란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다. 1986년 이후 최고 성적은 동메달(2002년, 2010년)이다.

 

6월1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평가전이 열렸다. ⓒ 연합뉴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반드시 징크스를 끊겠다는 각오로 해외에서 뛰는 23세 이하의 연령별 선수를 총동원했다. 9월 A매치 차출을 포기하면서까지 주요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밀어줬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끄는 이광종 감독은 지난 두 차례 U-20 월드컵에서 모두 16강 진출에 성공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윤일록·김진수·이종호·김영욱 등 5년 전부터 함께해온 젊은 선수를 선발했다. 여기에 김신욱·김승규·박주호가 합류한다. 아시아 무대에서 검증이 끝난 김신욱은 취약 포지션인 스트라이커 자리를 보강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다. 토너먼트에서 비중이 높은 골키퍼엔 김승규가 힘을 싣는다. 왼쪽 풀백, 윙,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하는 박주호는 멀티플레이어로 발탁됐다. 장현수·이주영·김민혁·최성근 등 중국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와 김승대·안용우·이재성 등 K리그의 영건이 합류하며 스쿼드를 완성했다.

레버쿠젠 반대로 손흥민 합류 불발

손흥민이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가 불발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손흥민 없이도 금메달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홈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최상의 지원이 가능하다.

금메달을 놓고 한국과 경쟁할 나라로는 일본·이라크·이란·UAE가 꼽힌다. 일본은 21세 이하 대표팀이 참가하지만 뛰어난 조직력으로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여섯 번의 대회에서 세 차례 금메달을 차지한 이란은 늘 부담스러운 상대다. 이라크와 UAE도 4강권으로 분류된다. 조 편성은 무난하다. 쿠웨이트·이라크와 함께 D조에 속한 일본의 경우만 봐도 한국이 크게 득을 본 경우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여자 축구 대표팀도 전망이 밝다. 태국·인도·몰디브와 함께 A조에 속한 한국은 우승을 놓고 겨룰 일본·북한·중국을 모두 피했다. 이미 8월21일부터 파주NFC에 소집돼 훈련을 하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에이스’ 지소연의 합류로 힘을 얻었다. 현재 잉글랜드의 첼시 레이디스에서 맹활약 중인 지소연은 8강전부터 팀에 합류한다. 러시아에 진출한 박은선은 소속팀 로시얀카의 반대로 차출되지 못했다. 그러나 홈 이점과 지소연이라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를 앞세워 첫 금메달에 도전해볼 만하다. 한국 여자 축구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거둔 동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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