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한다. 세계 무대에서 이런 평가는 설득력이 있다.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고 올림픽 동메달, U-20 월드컵 4위 등 가장 화려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정작 아시아에서는 최강이라고 말하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다. 아시안컵에선 1, 2회 대회 이후 반세기 넘게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1986년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늘 고배를 마셨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경우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특별한 동기부여, 국가대표에 준하는 적극적인 지원에도 지난 28년 동안 한국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며 무너졌다. 1994년과 1998년엔 각각 우즈베키스탄과 태국에 패하며 8강에서 탈락했다. 박지성·이동국·이영표·이천수·이운재 등이 총출동한 2002년에도 4강에서 이란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다. 1986년 이후 최고 성적은 동메달(2002년, 2010년)이다.
레버쿠젠 반대로 손흥민 합류 불발
손흥민이 소속팀의 반대로 합류가 불발된 점은 아쉽다. 하지만 손흥민 없이도 금메달을 노려볼 만한 전력이라는 평가에는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홈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최상의 지원이 가능하다.
금메달을 놓고 한국과 경쟁할 나라로는 일본·이라크·이란·UAE가 꼽힌다. 일본은 21세 이하 대표팀이 참가하지만 뛰어난 조직력으로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여섯 번의 대회에서 세 차례 금메달을 차지한 이란은 늘 부담스러운 상대다. 이라크와 UAE도 4강권으로 분류된다. 조 편성은 무난하다. 쿠웨이트·이라크와 함께 D조에 속한 일본의 경우만 봐도 한국이 크게 득을 본 경우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여자 축구 대표팀도 전망이 밝다. 태국·인도·몰디브와 함께 A조에 속한 한국은 우승을 놓고 겨룰 일본·북한·중국을 모두 피했다. 이미 8월21일부터 파주NFC에 소집돼 훈련을 하고 있는 여자 대표팀은 ‘에이스’ 지소연의 합류로 힘을 얻었다. 현재 잉글랜드의 첼시 레이디스에서 맹활약 중인 지소연은 8강전부터 팀에 합류한다. 러시아에 진출한 박은선은 소속팀 로시얀카의 반대로 차출되지 못했다. 그러나 홈 이점과 지소연이라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를 앞세워 첫 금메달에 도전해볼 만하다. 한국 여자 축구의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은 지난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거둔 동메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