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 출사표, 누가 유리하나...롯데, SK vs 신세계, 두산 정면 승부
  • 김지영 기자 (kjy@sisabiz.com)
  • 승인 2015.09.30 10:49
  • 호수 135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기업 간 면세점 특허권 쟁탈전이 시작됐다. 기존 사업장 사수에 나선 롯데와 SK, 새롭게 시장진입을 노리는 신세계와 두산의 치열한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의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롯데는 노하우와 브랜드 파워를 강점으로 꼽는다.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관광·유통 전문지인 ‘무디 리포트’가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해 국내 면세점 최초로 글로벌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세계 면세 시장 3위, 국내 시장 1위의 자리에 올랐다. 그만큼 국내외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10월에 이전 확장 오픈한 월드타워점은 3만6000㎡로 국내 최대 규모다.

다만 지난 8월 형제 간 경영권 다툼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점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더불어 면세 시장 독과점 문제가 불거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내 면세점 시장에서 롯데의 시장점유율은 60.5%에 이른다.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은 23년간 업력을 자랑한다. 특히 시계, 보석 등 고가 면세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부티크 특화 전략으로 시계 보석류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45%에 이렀다. 수익률도 안정적으로 증가해왔다. 매출은 2013년 1879억원에서 올해 3700억원으로 늘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에는 면세점 확장 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특허 신청에서 SK는 동대문 케레스타 빌딩을 시내면세점 입지로 추가 확보했다. 당초 SK네트웍스는 기존에 워커힐 면세점 수성과 함께 1개 이상의 특허권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 부지로 롯데월드타워점을 예상했으나 새로운 입지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면세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다만 워커힐 면세점은 샤넬, 프라다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 유치하지 못하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면세점 사업이 SK네트웍스 내 매출비중 중 5%에 불과하다는 점도 공격적인 투자를 제안하는 타 기업과 비교해 아쉬운 수준이다.

이에 도전장을 내미는 신세계는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사업 등 유통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면세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 본점을 상품 판매위주로 운영한다. 최근 인수한 옛 제일은행 건물을 서비스 공간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과 남대문 일대를 아우르는 입지라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지리적으로 인접한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경합이 불가피한 상황하다.

두산은 동대문 타워에 두타면세점으로 신규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 신규 면세점이 들어서면 주변 쇼핑센터와 연계해 쇼핑메카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동대문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해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포부다.

두산은 후보로 나와 있는 서울 시내 면세점 3곳 모두에 입찰하면서 면세점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다만 타 기업들에 비해 그룹 내 유통·관광 사업 규모가 작아 관련 평가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우려가 있다.

이날 신청 접수를 마감한 관세청은 11월 중에 특허심사위원회를 거쳐 특허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백지상태에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이후 사전 심사와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 발표는 규정상으로 60일이지만, 일반적으로 각 업체가 사업 프레젠테이션하고 나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